[한국농어민신문 최영진 기자] 

일 엔저 지속에 수출실적 하락
8월까지 전년비 25% 감소
국산 배추가격 상승도 애로

수입액은 1억986만2000달러 
전년동기대비 27.6%나 증가
외식업계 등 저렴한 수입산 선호

한동안 상승 기류를 탔던 김치 수출실적이 올해 들어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주요 수출국인 일본의 엔화 가치 하락과 소비 부진이 맞물리며 수출실적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반면 '알몸 배추' 파동으로 주춤했던 김치 수입실적은 외식 수요 증가와 국내 배추 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2022년 1~8월 김치 수출실적은 9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2% 감소한 수치다. 2021년 김치 수출액은 1억5991만5000달러로, 수입액보다 1917만3000달러가량 많은 실적을 거두며 2009년 이래로 12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와 달리 올해 김치 수출실적은 1월부터 8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계속해서 하락세를 그리는 중이다. 우리 김치의 전통 수출시장인 일본으로의 수출실적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올해 8월까지 일본으로 팔린 김치는 4292만2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719만달러) 대비 25%나 줄었다. 물량은 7.9% 감소한 1만3547톤으로 집계됐으며 1톤당 평균 가격도 3170달러로 약 720달러 떨어졌다. 엔화 가치 하락과 소비 부진 등이 맞물리며 수출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으로 30여 년간 김치를 수출한 방관혁 삼진지에프 대표는 “일본에선 김치 가격 상한선이 보통 4달러 수준이라서 가격 인상에 제약이 있고, 최근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실적도 준 것”이라며 “보통 추석 이후에 수출실적이 증가하지만, 올해는 배추 가격 상승으로 인해 생산에 애로가 있으므로 10월 이후에도 수출량이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치 수입실적은 크게 늘었다. 1~8월 수입액 기준으로는 2007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래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 기간 동안 김치 수입액은 1억986만2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7.6%나 증가했으며 수입량은 5999톤 많은 16만4419톤으로 집계됐다. 

수입실적이 증가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김치의 주요 재료인 국내산 배추가격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외식 수요가 늘고, 물가가 치솟으면서 중국산 김치의 가격경쟁력이 다시 부각됐다는 것이다. 가락시장에서 이달 13일 거래된 배추(10kg·상품) 도매가격은 평균 2만7438원으로, 7일 평균 도매가격 대비 34% 상승했다. 

또한 우리나라가 김치를 사실상 전량 수입하는 중국에서 인건비와 원재료 값 등을 이유로 김치 가격을 올렸고, 원화 가치가 떨어진 점도 수입실적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1톤당 수입김치 평균 가격은 668달러로, 지난해 동기(543달러) 대비 23% 올랐다. 

김치업계에서는 중국산 김치 수입량이 한동안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상집 대한민국김치협회 전무는 “수입김치의 가격이 올랐지만, 국내 배추 가격 또한 크게 상승하면서 중국산 김치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지난해 중국산 알몸 배추 파동을 겪었음에도 외식업계 등에선 가격경쟁력 등의 이유로 여전히 수입 김치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농식품부와 aT는 남은 하반기에 김치 수출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김치 레시피 보급과 수출판촉회에 나설 계획이다. 또 김치 수출업체의 판로 다변화를 위해 비건·할랄 인증 취득과 김치블록, 김치주스를 포함한 다양한 수출용 김치 가공품 개발을 지원 중이다. 

최영진 기자 choi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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