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농식품부, 1000억 원 배정
올해대비 예산 반토막 불구
평년가격 웃돌 땐 추가대책 강구

정부 30%-지자체 20%-농협 30%
인상분의 총 80%까지 지원

내년에도 올해와 같이 무기질비료 가격인상분의 80%가 할인된 가격으로 농가에 판매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르게 오른 무기질비료의 원자재 가격 강세가 꺾이지 않고 있지만, 원자재 수급은 안정적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3년 예산안에 내년에도 올해와 같이 무기질비료 인상분 구입지원을 포함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우선 1000억원의 예산도 배정했다. 물론 이 예산은 상반기 공급 물량 6개월 동안의 반쪽 예산이지만, 비료가격이 평년 수준으로 내리지 않을 경우 추가 대책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하반기 공급 물량의 경우 원자재가격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추경 예산 또는 농협자금 등을 활용해 농가에 대한 비료구입비 지원을 지속하는 방안을 열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무기질비료 가격인상분에 대해 정부 30%, 지자체 20%, 농협 30%(비료업체 부담 10% 포함) 등의 비율로 총 80%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비료가격 인상분이 고스란히 농가 부담으로 전가될 경우 농가소득 감소는 물론 전체 산업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비료가격 인상에 대한 지원이 농업인들의 안정적인 농업경영을 뒷받침하고 국가경제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난 8월 18~19일 열린 한국농식품정책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농촌진흥청 농산업경영과 연구팀은 비료가격 상승분을 고스란히 농가가 부담했을 경우를 가정한 피해 규모를 발표했다. 농촌진흥청의 농축산물 소득조사 50개 작목과 통계청의 농축산물 생산비조사 5개 작목 중에서 51개 작목을 선정해 2020년 시점을 기준으로 비료 가격 상승률 100%를 가정하고 분석했다. 

연구팀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비료가격 인상으로 인한 소득감소율이 가장 큰 작목은 밀이다. 밀은 비료 가격에 대한 농업소득 탄력성이 ‘­0.500’으로 계산돼 비료가격이 100% 인상되면 소득이 50% 감소하는 것이다. 또한 겉보리(­0.380), 파프리카(­0.300), 시설장미(­0.247), 쌀보리(­0.186) 등의 순서로 높았다. 특히 맥류는 10a당 소득이 다른 작목보다 낮고 경영비에서 비료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높아 비료가격에 매우 민감하게 적용한다. 2020년 기준 작목별 경영비에서 무기질비료 비중은 밀 12.5%, 쌀보리 12.1%, 겉보리 10.8%, 논벼 7.6% 수준이다. 

이와 함께 작목별 소득 감소 추정에서는 전국의 농지 중에서 가장 많은 면적을 차지하는 벼가 2663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딸기(촉성) 347억원, 마늘 337억원, 토마토(반촉성) 332억원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비료가격이 100% 인상돼 농가들이 그대로 구입할 경우 51개 작목에서 발생하는 농업소득 감소액은 무려 7390억원으로 산출됐다. 또한 51개 작목의 산업연관분석을 하면 전 산업에 미치는 피해가 1조38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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