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사료가격 폭등에 농가는 적자
사료안정기금제도 급선무
범법자로 내몰리는 현실 ‘문제’
법 테두리 내 안정생산 모색

이유식 지원·숯불구이축제 등
우수성 홍보·소비 확대 박차

한우 가격이 좋은 시기인 추석 대목이 끝났다. 이번 추석 대목 기간 동안 한우 가격은 공급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나름 선방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추석을 앞둔 2주(8월 26일~9월 8일) 동안 한우 평균가격은 ㎏당 1만9535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추석 대목 시기의 가격(2만2262원, 9월 6일~9월 17일) 보단 약 12% 떨어졌지만 올 설날 대목 기간(1만8822원, 1월 17일~1월 28일) 보단 높게 형성됐다.

그럼에도 한우 농가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예년 같으면 1만9000원대를 받아도 웃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생산비 급등 등의 여파로 한우를 출하해도 수익을 남기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축산관측에서도 이 같은 우려를 엿볼 수 있다. 농경연은 추석 이후인 4분기 한우 가격을 최저 1만8000원(1㎏ 기준·수요 감소 시)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소비 측면에선 코로나19 특수 효과 등이 서서히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한우 사육마릿수는 늘어나면서 가격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지난 2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김삼주 전국한우협회 회장도 이 같은 상황을 피력했다. 그는 “우리 협회에서 8월 사료가격 인상 전에 계산한 생산원가는 마리당 1060만~1070만 원 정도였다. 당시 거세우 평균가격이 900만 원이었다. 농가들은 이미 그때부터 적자였다”며 “사료가격 강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1+등급 아래로 받으면 농가들은 손실이 발생할 만큼 생산비가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에 사료 인상분 차액 보전방안 마련, 사료안정기금 도입, 사료곡물비축제도 마련 등 사료가격 안정화 방안을 마련해줄 것을 건의했다. 김삼주 회장은 “원가 상승분은 약 3372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인상분의 차액을 보전해준다면 사료 ㎏당 27.7원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사료구매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여신 문제 등으로 자금을 못 받는 농가가 있다. 사료구매자금에 대한 무이자 지원은 물론 기존대출 기간 연장, 여신한도 확대 등이 필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론 사료가격 상승 시 보전금을 지원하는 사료안정기금제도와 사료곡물 재고를 확보해 수급을 안정화 할 수 있는 사료곡물비축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삼주 회장의 핵심공약 중 하나인 ‘한우산업기본법’ 법제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국한우협회에 따르면 이원택 더불어민주당(전북 김제·부안) 의원이 지난 7월 12일 ‘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전환을 위한 지원 법안’을 발의했고 국민의힘에서도 법안 발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대한민국에선 축산을 장려하는 정책이 없다. 그래서 농가들은 항상 불안하다. 농가 보호 보다 규제 위주의 정책을 펼치다 보니 농가들은 위법 아닌 위법으로 인해 범법자로 전락하고 있다”며 “농가들이 법 테두리 내에서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한우산업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법안은 농가를 보호하는데 많은 부분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내년까지 법안이 제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국한우협회는 올 4분기에 ‘대한민국이 한우 먹는 날’(11월 1일)과 ‘한우 이유식 지원 사업’을 중점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선 10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살곶이체육공원(예정)에서 열릴 대한민국이 한우 먹는 날 행사는 한우 할인 판매와 숯불구이축제를 병행해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한우사랑상품권 발행, 한우문화공모전 등도 추진한다.

출산장려정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한우 이유식 지원 사업은 영유아들(6~12개월)에게 양질의 단백질을 제공해 한우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취약계층 영유아들의 영양불균형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와 관련 김삼주 회장은 “2018년 이후 오랜 만에 개최하는 한우숯불구이축제를 소비자들이 한우를 즐기고 한우 축제로 인식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중위소득 80% 이하 가구의 영유아에게 이유식용 한우고기를 공급하는 한우 이유식 지원 사업은 전국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서울에서 시작한다. 사업효과 분석 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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