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작년 대비 1주일 가량 착색 늦고
이른 추석 겹쳐 제값받기 난항
“늦어도 9월 3일까지 출하해야” 

올해 추석이 예년보다 빠르다. 그러나 추석 대목에 주로 출하되는 사과 중생종 품종의 착색이 늦어져 농가가 애를 태우고 있다. 중생종은 홍로로 대표된다.

농민들에 따르면 작년 대비 1주일 가량 착색이 늦어진다고 한다. 착색이 늦어질 경우 추석 대목에 맞춰 출하가 어려울 수 있고 출하를 하더라도 정상 가격을 받기 힘들어질 수 있다. 추석대목을 보기 위해서는 늦어도 9월 3일까지 출하를 마쳐야 한다는 게 농민들의 얘기다. 이보다 늦으면 중생종 특성상 제값을 받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에 농민들은 잎따기를 앞당기거나 서둘러 반사필름을 까는 등 바삐 움직이고 있다. 충북 충주시 안림동에서 홍로 6000평을 하는 김상섭 씨는 “작년보다 1주일 정도 늦어졌다. 하루에 일꾼 열 다섯 명을 사서 적엽을 하고 있다. 9월 5일 전에는 어떻게든 따려고 한다. 설사 색이 안 나더라도 따야 한다. 추석이 지나면 값을 못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홍로보다 수확이 늦은 중생종의 경우 올해는 제값을 받기 힘들 것으로 예측했다.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수확하는 시나노스위트, 히로사키, 료카, 아리수 등이다.

괴산군 장연면에서 홍로 2000평 농사를 짓는 윤정환 씨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는 이달 말경 홍로 수확을 예상하고 있다. 19일 현재 일부 붉은 색이 돌기 시작해 본격적인 착색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예년보다 5일 가량 늦어졌다는 게 윤씨의 설명이다.

“8월 30일쯤에 수확을 시작할 것이다. 붉은 색이 난 것부터 우선 작업을 하고 세 번에 걸쳐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컨설팅을 하는 업체 직원의 말을 들어보니 전반적으로 착색이 늦어진다고 한다”고 말했다.

장연면의 김기철 씨의 경우 지난 20일 첫 수확을 했다. 그가 이날 수확한 품종은 ‘자홍’이다. 자홍은 홍로보다 수확이 1주일에서 10일 가량 빠른 품종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추석사과는 우선 깔이 나야 한다. 올해는 8월에 비가 계속됐다. 열흘 이상 햇빛을 보지 못해 착색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전북 장수군 최봉기 씨도 “원래는 이달 25일에 수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색이 더디게 나 이달 말에 첫 수확할 예정이다. 밤 기온도 최저 20℃ 아래로 내려가야 색도 나고 당이 오르는데 기온이 높다보니 색이 안 난다”고 말했다.

중생종 사과 착색이 늦어진 이유는 8월 7일 무렵부터 비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8월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밤 기온이 내려가지 않은 것도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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