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과원 해충방제기술 시범사업

[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을 천적으로 이용해 방제하면 생산량 증가와 방제비용이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을 천적으로 이용해 방제하면 생산량 증가와 방제비용이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추·딸기 등 올해 17곳서 시행
노동력 절감, 방제효과 높여
농가소득 최대 66% 증가 주목 

농작물의 해충을 천적으로 방제하면 생산량이 늘고 방제비용은 절감돼 농업소득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천적을 활용한 해충 방제기술 시범사업’을 통해 확인된 성과다. 천적 방제 시범사업은 고추, 딸기, 파프리카 등의 작물을 대상으로 2020년 11개소, 2021년 19개소에 이어 올해도 17개소에서 시행되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에 따르면 천적을 활용하면 약제 살포비용과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으며, 약제로 방제하기 어려운 해충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수박처럼 잎이 넓은 덩굴성 작물은 약제를 뿌려도 해충에 닿기가 어렵지만, 천적을 이용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벌의 수정으로 열매를 맺는 딸기의 경우 꽃이 필 무렵 해충 방제를 위해 약제를 살포하면 벌의 활동이 위축돼 수정이 불량해지고 기형 과일이 달리는 문제점도 발생한다.

이에 따라 국립농업과학원이 천적 활용 해충 방제기술 시범사업을 추진한 결과 농작물 수확량과 소득이 관행 재배와 비슷하거나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경북 상주의 친환경시설채소연구회는 천적 시범사업에 참여해 고추를 재배한 결과 기존보다 수확량이 10% 증가했고, 소득 또한 10% 높아진 성과를 올렸다. 진딧물, 총채벌레, 응애, 담배나방, 온실가루이 등 해충을 방제하는 천적으로 콜레마니진디벌, 담배장님노린재, 미끝애꽃노린재, 마일즈응애 등을 투입했다. 특히 아주심기 전에 미리 천적을 투입한 결과 개체수가 늘어 방제효과가 좋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전남 화순의 딸기영농조합법인 또한 천적 방제로 수량과 소득이 각각 11%, 24% 올라갔다. 딸기의 해충인 점박이응애, 목화진딧물 방제에 칠리이리응애, 사막이리응애, 콜레마니진디벌 등의 천적을 활용했다. 

강원도 원주의 은평농원(파프리카)도 지난 2020년 천적 방제 효과를 확인했다. 총채벌레, 온실가루이, 점박이응애, 작은뿌리파리 등의 방제에 온실가루이좀벌, 미끝애꽃노린재, 황온좀벌, 지중해이리응애, 칠레이리응애, 사막이리응애 등을 투입한 결과 수량이 25%, 소득은 66%나 높아졌다. 

이처럼 천적 방제 시범사업의 성과가 확인됨에 따라 국립농업과학원은 천적 활용 방제기술이 해당 시설재배지에 정착되도록 농업인 대상 교육과 상담사를 육성키로 했다. 또한 국내 천적 생산기반을 조성해 천적 비용을 낮추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년에는 ‘딸기 수출단지 종합기술 지원 시범사업’과 연계해 20여 농장에 천적 방제기술을 적용키로 했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술지원과 최소영 과장은 “천적을 활용한 농사가 농가는 물론 소비자와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다”며 “농가에서 천적을 활용해 고품질 안전 농산물을 생산하고 노동력 절감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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