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벼 수매 위한 저장창고 확보로
춘천 한 농협, 손해 감수 ‘30% 할인’ 
치솟는 물가와 역행, 대책 시급

강원지역에서 생산된 양구오대쌀 등이 할인 판매되고 있다.
강원지역에서 생산된 양구오대쌀 등이 할인 판매되고 있다.

모든 것이 다 오르는 6%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지만 가장 기초식량이며 필수식량인 쌀 값 만 20% 이상 하락하는 기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최근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98년 11월 이후 23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6%까지 치솟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7월 춘천의 한 농협에서는 10kg에 3만9800원에 판매하던 양구오대쌀을 2만5800원, 10kg에 3만9800원 하던 철원 송동농협 오대쌀은 2만7800원에 판매했다. 대략 쌀 10kg 한 포 당 1만3000원 정도의 가격을 낮춘 것으로 30% 이상 활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다. 해당 농협은 90일 앞으로 다가온 벼 수매를 위해 저장창고를 비워야하기 때문에 손해를 감수하며 밀어내기 식으로 활인판매에 들어간 것이다.

최근에 농협의 수매방식이 대부분 대금의 일부를 수매시기에 주고 나머지는 판매 후 정산하는 수탁판매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자칫 농업인들은 비싼 농자재와 폭락한 쌀값으로 이중고를 당할 위기에 처할 수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7월 2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은 20㎏당 4만3918원(정곡)으로 지난해 10월 5만5000원까지 오른 후 지속해서 하락해 4만7000원 밑으로 떨어져 5년간 평균을 하회했다.

30년 전만 해도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130kg에 육박했지만 지난해에는 56.9kg까지 줄었다. 폭등하는 원자재 값과 수입 곡물 가격과 달리 국내 쌀값은 폭락하고 있는 것이다.

원주에서 1만9000㎡ 쌀농사를 짓는 우재록 한농연강원도연합회 부회장은 “녹색혁명 기술개발 등으로 농업인과 농업계가 5000년 보릿고개를 끊고 식량자급과 식량주권을 확보했는데 오히려 이 노력이 농업인을 어렵게 만드는 모순된 상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고성에서 쌀농사를 짓는 박모씨는 “정부가 남는 쌀을 보관하고 관리하는데 연간 5000억 원 이상 소요되는 상황에서 국내 쌀을 이용한 전통주 보급 확대와 일반 식품 개발 등 다양한 쌀 소비방안을 마련하고 생산계획도 다시 검토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춘천 고성=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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