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나주축산물공판장 첫 도입

[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지난달 28일 농협나주축산물공판장에서 축산물 도매시장 온라인 거래 사업 출범 기념식이 열렸다. 농협나주축산물공판장의 중도매인 등이 직접 온라인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농협나주축산물공판장에서 축산물 도매시장 온라인 거래 사업 출범 기념식이 열렸다. 농협나주축산물공판장의 중도매인 등이 직접 온라인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농협나주축산물공판장에 출하되는 돼지고기 지육 경매가 대면 경매에서 온라인 경매 방식으로 바뀌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비대면 축산물 유통을 통해 도매시장에서 온라인 경매와 부분육 거래가 확산되면 돼지고기 경매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유통비용 절감, 물가 안정 등에서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와 축산물품질평가원, 농협경제지주는 7월 28일 농협나주공판장에서 ‘축산물 도매시장 온라인 거래 사업 출범 기념식’을 개최했다.
 

축산물 도매시장 온라인 거래사업이란

지육 영상 등 정보 온라인 제공
장소 제약 없이 참여, 낙찰 가능
돼지 경매 증가·가격 안정 등 기대
2023년까지 7개소로 확대 목표

온라인 경매란 도매시장에서 돼지고기 지육 영상, 축산물 등급판정 결과, 정육률, 삼겹살 총량 등 상품성을 판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를 온라인에 제공하면 도매시장의 구매자인 중도매인과 매매참가인들이 장소 제약 없이 온라인으로 경매에 참여해 낙찰 받는 방식이다.

온라인 경매를 처음 도입한 곳은 농협나주축산물공판장으로, 농식품부는 올해 말까지 돼지고기 지육 온라인 경매를 농협고려축산물공판장과 도드람LPC, 협신식품 등 3곳의 도매시장에 추가 도입하고, 오는 2023년까지 7개소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국 축산물 도매시장 14곳의 절반 수준까지 온라인 경매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수요자가 필요한 부위만 소량 구매할 수 있도록 부분육에 대한 온라인 경매방식을 시범적으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보는 7월 28일 기념식에서 “온라인 거래를 통해 질병 확산 가능성을 낮출 수 있는 것은 물론 거래를 더 편하게, 자유스럽게 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며 “여기에 돼지고기 경매 비중이 늘어날 수 있고 유통비용을 감소시켜 조금이라도 가격 안정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온라인 거래 확산을 위한 간담회 자리에선 여러 과제도 제시됐다. 
축산물 도매시장 온라인 거래 확산을 위한 간담회 자리에선 여러 과제도 제시됐다. 

 

향후 과제ㅣ온라인 거래 확산 위한 간담회

화면상 상품 품질 확인 어렵고
도축시간 지연·추가 비용 문제
시행기간 미뤄달란 요청 나와

이날 박범수 차관보 주재로 진행된 ‘온라인 거래 확산을 위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온라인 화면상으로 상품의 품질 상태를 명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호소하며 시행시기를 다소 늦춰줄 것을 요청했다.

윤준식 농협나주축산물공판장 중도매인협회장은 “(축산물) 실물을 보고 경매하는 방식에서 모니터를 보니 좋은 돼지인지 아닌지 구별이 아직 어렵다. 실물과 모니터상 이질감 때문에 중도매인 입장에선 매수할 상품이 아닌 상태에도 불구하고 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특히 고령자가 많은 중도매인들 특성상 이 같은 시스템에 대한 거부감도 있다. 본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당분간 온·오프라인 방식을 동시에 진행해 달라”고 주장했다. 김익환 협신식품 회장도 “실물 보는 것처럼 익숙해진 후 온라인 경매를 실시해야 한다. 시행기간을 미뤄달라”고 요구했다.

길어지는 경매시간과 인력 충원 등에 따른 추가 비용 등도 제도 시행에 어려운 점으로 거론됐다. 김기천 농협나주축산물공판장장은 “지육 영상 촬영시간이 필요하다. 통상 나주공판장은 150두를 기준으로 경매시간이 20분 정도 소요됐는데 온라인 경매를 시행하면 최소 40분에서 1시간 정도 도축시간이 지연된다”고 설명했다. 또 “인원도 2~3명을 추가 확보해야 해 자부담으로 1억8000만 원 정도 비용이 부담된다”며 “온라인 경매로 낙찰 받은 물량에 대한 배송비 등의 정산을 어떻게 할지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윤준식 회장은 “온라인 경매 시행으로 신규 참여자들이 확대된다면 (경쟁자가 늘어나) 기존 중도매인들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을 갖고 있는가”라고 묻는 동시에 “정부가 실질적인 경매 참여자들에게 지원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축산물 도매시장 온라인거래 확산을 위한 간담회 자리에 중도매인 등 여러 도매시장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축산물 도매시장 온라인거래 확산을 위한 간담회 자리에 중도매인 등 여러 도매시장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와 관련 박범수 차관보는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중요한 점은 이것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더욱 뒤처질 수밖에 없다. 적응할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화상경매가 실물경매보다 좀 더 부족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화상경매를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돼지 이력정보 등을 제공한다면 중도매인들이 훨씬 편하게 경매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참여자 범위 규정에 대해 “장기적으로 모든 공판장들이 온라인 경매에 참여하면 이곳에서 음성축산물공판장의 원하는 상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단계적으로 확대하려고 한다”며 “온·오프라인 병행 여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살펴보겠다. 또 온라인 경매를 정착하기 위한 지원대책을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길어진 경매시간과 비용 증가에 대해 박범수 차관보는 “일정 시간을 정해놓고 도축된 축산물의 경매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면 더 빠르게 경매가 끝날 것”이라며 “제도 도입 초창기인 만큼 추가 비용이 들어갈 수 있지만 절감되는 부분도 있을 만큼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어떤 타이밍에 어떤 방식으로 촬영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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