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작년 화재 원인 74% ‘전기적 요인·부주의’
축과원, 아크 겸용 차단기 설치 등 제안

자동화 시설 보급 늘어 정전 대비도 필요

#지난달 14일 전남 영광군의 한 양계장에선 송풍기 과열로 불이 나 병아리 8000여 마리가 폐사했다. 또 17일 충북 청주의 한 양돈장에선 배전반에서 시작된 불이 돈사로 번져 돼지 1500여마리 폐사와 함께 시설 대부분이 전소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외에도 무더위가 어느 해보다 일찍 찾아온 지난달, 화재로 인한 축사 화재 소식이 잇달아 들렸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 이후 축사 화재 경보도 발령되고 있다.

이렇듯 불볕더위로 전력 사용량이 늘어나는 시기를 맞아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정전과 화재 사고 예방을 위해 축사 전기시설과 배선 설비 등을 꼼꼼히 점검해 달라고 지난 10일 당부했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축사 화재 399건 가운데 74%가 전기적 요인 및 부주의에 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축과원에 따르면 전기시설은 반드시 인증받은 규격품을 사용하고 낡은 콘센트와 플러그는 즉시 교체해야 한다. 누전차단기 작동 여부를 점검하고, 가능하면 불꽃(아크)도 함께 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아크 겸용 차단기를 설치하는 게 좋다. 쥐 등이 전선 피복을 훼손하지 못하게 미리 배관 작업을 하고, 훼손된 곳이 없는지도 수시로 살펴야 한다.

전기기구는 정해진 규격과 용량에 맞게 사용하고 하나의 콘센트에 많은 전기기구가 연결되지 않도록 조치한다. 전선을 비롯한 전기기구 주위에 쌓인 먼지와 거미줄은 주기적으로 없애야 한다. 특히 집중호우가 잦은 시기엔 배전반 부근에 물이 새거나 습기가 생기지 않는지 확인해야 한다. 국내 연간 낙뢰의 72%가 6~8월 집중되는 만큼, 피뢰침도 반드시 점검한다.

화재와 함께 정전 대비도 해야 한다. 최근 축사에 자동 급이기, 환기 시스템 등 자동화 시설이 많이 보급돼 있어 정전으로 동작이 멈추면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정전 발생 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정전 발생을 농장주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경보기를 설치하면 정전에 큰 도움이 된다. 일시적 정전으로도 큰 피해가 생길 수 있는 무창형 축사의 경우 소요 전력량의 120% 용량의 자가 발전기를 준비하고, 평소 연료 점검과 시험 운전으로 작동 여부를 확인할 필요도 있다.

유동조 국립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장은 “여름철 축사 화재와 정전은 큰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만큼 농가에선 점검 이후에도 한 번 더 확인하는 방법으로 피해를 철저하게 예방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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