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값 80% 상승 땐 벼도 2.532%↑ 
맥류·채소·과실 등 모두 올라
식료품 가격의 직접 요인 작용
소비자 물가 인상 유발하기도

중국의 무기질비료 원자재 수출 제한에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국내에서도 무기질비료 파동이 발생한 가운데 비료 가격의 상승이 농산물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산업연관분석을 활용해 비료가격이 상승하면 벼, 맥류, 채소·과실 등 모든 농산물의 가격을 끌어올린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또한 농산물을 재료로 가공한 식료품 가격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이는 비료가격이 각각 80%, 70% 상승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해 주요 농산물 품목별 물가 변동률을 분석해 나온 결과이다.  

우선 80% 상승할 경우 농산물 품목별 영향을 보면 벼 2.532%, 맥류 및 잡곡 3.086%, 감자류 2.13%, 두류 1.118% 등의 비율로 오른다는 것이다. 또한 채소 2.607%, 과실 1.889% 등을 비롯해 화훼작물 2.433%, 약용작물 1.216% 등으로 나타났다. 

70% 상승하는 시나리오 또한 벼 2.215%, 맥류 및 잡곡 2.7%, 감자류 1.864%, 두류 0.978%, 채소류 2.281%, 과실 1.653% 등으로 다소 낮아지긴 하지만 물가를 상승시키긴 마찬가지다. 특히 비료 가격 상승은 농산물 물가변동에 그치지 않고 축산물과 식료품, 음식 가격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80% 시나리오에서 축산물 축종별로 0.598~0.662% 상승률이 예측됐고, 식료품 또한 과실 및 채소류 가공품 1.053%를 비롯해 제분, 빵 및 과자류, 면류, 건강보조식품, 음식 등 모든 식료품 물가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무기질비료 가격이 농산물 물가변동에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국제 비료가격은 중국의 수출제한 조치로 인해 급등세를 기록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적인 비료 수급난이 더욱 증폭됐다. 이로 인해 최근 국제 비료가격 수준은 지난 2021년 8월 대비 품목에 따라 41~15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의 비료수출제한 조치로 인해 우리나라의 비료 수입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수입되는 비료 종류별로 인산 33.9%, 질소 17%, 칼륨 2.4% 등이 수출제한조치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비료 수입량이 증가 추세인 우리나라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료 수입량이 지난 2010년 129만1000톤에서 2021년 191만9000톤으로 지난 10여 년 동안 50%가까이 늘어 국내 비료 공급가격 리스크도 커진 상태다. 또한 우리나라의 비료 수입물량 중에서 중국의 비중이 43%를 차지하고 있다. 그나마 정부와 지자체, 농협 등이 지난해 대비 무기질비료 가격 인상분의 80%를 보조지원하고 있어 농가들의 비료구입 부담은 경감돼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김나율 연구원은 “비료가격 상승은 식량 공급망을 통해 농림축산물과 연쇄적으로 소비자 물가 인상을 유발한다”며 “그나마 우리나라의 화학비료 자급률이 2020년 기준 184%로 수입의존도가 낮아 공급제한에 의한 직접적인 피해는 적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