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송해창 기자] 

농업용 면세유 연일 최고가
‘일할수록 적자’ 곳곳 성토
농기계 사용 겁나고
시설농가는 농사 포기 직면

전국 농업계가 천정부지 치솟는 기름값에 ‘곡소리’를 내고 있다. 경영마진은커녕 ‘일할수록 적자’라는 성토가 곳곳에서 나온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6월 29일 기준 전국 휘발유·경유 평균가는 1리터당 각각 2143원, 2165원이다. 전년 동일 기준 가격 휘발유 1615원, 경유 1412원과 비교하면 1년 새 각각 75.3%, 65.2% 상승했다. 이날 기름값은 최근 1년 새 최고가이기도 하다.

농업용 면세유 또한 연일 최고가를 경신중이다. 6월 29일 기준 전국 농업용 면세 휘발유·경유 평균가는 1리터당 1517원, 1655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일(휘발유 785원, 경유 812원) 대비 각각 93.2%, 103.8% 급등했다. 이 역시 최근 1년 내 가장 비싼 가격이다.

이에 따라 농업현장에서는 아우성이 빗발치고 있다. 농기계를 사용해야 하나 비용부담이 크다는 토로다. 대안이 부재한 점은 농가의 시름을 더욱 깊게 한다.

정재균 한국후계농업경영인대전시연합회장은 “표준 크기의 트랙터는 5시간 가동 시 (경유) 100리터를 소비한다. 면세유로 환산해도 16만원”이라며 “5시간에 16만원의 마진을 내는 농부가 어디 있나. 이마저도 (면세유) 할당량이 부족해 아쉬운 판”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 농업현장은 고령화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농기계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결국 일할수록 손해 보는 셈이다. 더욱 참담한 것은 내일 기름 값이 더 비싸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장기화된 고유가는 농사를 포기하는 상황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적자가 예견된 만큼 농사지을 이유가 없다는 푸념이다.

이대희 한농연충남도연합회장은 “충남지역에서는 농사를 접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다. 고생해도 남는 게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여름보다 겨울철이 더욱 우려스럽다. 고유가가 지속된다면 난방이 필수인 하우스 농가는 줄줄이 (농사를) 포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계는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대책 마련이 부진할 경우 강력한 반발 움직임도 감지된다.

익명을 요구한 농업계 한 인사는 “고유가 대책은 진즉 나왔어야 한다. 아직도 대책이 없다는 것은 농업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면세유 할당량 확대, 면세유 인상분 지원 등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어 “단체행동을 준비 중이다. 시위라도 해야 농업계의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겠느냐”며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 정부의 방침을 지켜본 후 (단체행동을) 결정하겠다”고 피력했다.

충남=송해창 기자 songh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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