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올해 5월까지 누적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51억8600만 달러로 집계됐다. 2021년 같은 기간 44억5361만 달러보다 16.4% 증가했다. 정부는 ‘5월 말 기준 역대 최고치’라고 밝혔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대외적인 수출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거둔 성적이다. 이는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올해, 지난해에 달성한 농수산식품 수출 100억 달러를 넘어서겠다는 정부의 바람도 실현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그렇다고, 수출만 늘어난 건 아니다. 수입실적도 함께 늘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의 수입액은 230억2390만 달러로, 2021년 189억559만 달러보다 21%, 수입량은 2602만8701톤으로 2551만3805톤보다 2% 각각 늘었다. 전체 수입액도 2020년 398억7547만 달러, 2021년 480억5337만 달러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이며,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이 역대 최대실적이었던 만큼 수입액도 역대 최대였다.

농수산식품 수입이 늘고 있다는 건, 한국 농수산식품 시장에서 수입산이 그만큼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수입’이 늘어난데 따른 우려는 찾기 힘들다. 우려가 있어야 대책도 나올텐데, 대책을 검토하기 위한 시작점이 없는 셈이다. 수출이 늘었다는 찬사만 있을 뿐이다. 수입산 농수산식품이 넘쳐나는 지금, 우리나라 농수산식품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고민이 더 치열해져야 하는 이유다. 수입산과 경쟁할 수 있는 농수산식품을 만들고, 수입산을 대체할 수 있는 국산제품을 개발하는 등의 노력도 더해져야 한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라며 애국심에 호소하기엔 세계를 오가는 문이 너무 활짝 열려있다.

수출과 수입은 무역의 기본이다.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아야 한다. 그러나 주는 것에 들떠 받는 것에 소홀해선 안된다. 사탕을 주고 설탕을 받는다. 사탕을 준 것에 기뻐하다 설탕을 받은 걸 잊는다. 이 설탕이 어느 날 사탕으로 만들어진다. 내가 줬던 사탕이 남의 사탕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예전에 받았던 설탕에 무심했다고 탓해 봐야 이미 때는 늦었다.

해외에서 들여온 다양한 농수산식품들. 이들이 한국 농수산식품 시장에서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있고, 이 뿌리의 끝이 어디에 닿고 있는지 세심하게 들여다 봐야 한다. 농수산식품 수출 100억 달러를 기록하고, 농수산식품 수출 국가로서 명함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이 그 적기다.

조영규 글로벌수출팀 기자 choyk@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