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연 주산지 생육 실측결과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고성진 기자] 

냉해·가뭄 피해로 작황 저조
재배면적·생산단수 줄어
평년비 20% 가까이 감소 전망

이달 말 비축량 9200톤 방출
당분간 하락세는 없을 듯
수입물량 확대 우려 목소리도

6월 들어 양파 가격이 강세를 띠고 있다. 지난 20일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양파는 kg당(상품 기준) 1487원. 1달여 전만해도 kg당 500~600원 안팎이었던 양파 가격이 큰 폭으로 뛴 것이다. 가격 상승의 주 요인은 생산량 감소다. 중만생종 양파의 재배면적과 생산단수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말부터 양파 비축물량 9200톤을 시장에 조기에 방출할 계획이다. 

중만생종 햇양파 수확이 이달 중으로 마무리될 예정인 가운데 양파 생산량은 당초 관측과 달리 평년 대비 20% 가까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3월 초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 농업관측센터는 조생종 생산량을 전년 수준 정도로 봤고, 중만생종의 생산량 감소에 따라 전체 양파 생산량이 전년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냉해와 가뭄 피해로 작황이 전년보다 나쁜 것으로 파악되면서 당초 예상보다 중만생종 생산량 감소폭이 클 것으로 점쳐져 수급 문제가 불거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농경연은 6월 13~14일 이틀간 경북과 충북, 충남, 전북, 경남 등 중만생종 양파 주산지 전 지역에서 생육 실측 결과 작황이 전년보다 나쁜 것으로 조사됐다고 알렸다. 

노호영 농경연 양념채소관측팀장은 “4월 조생양파 수확이 마무리된 이후 6월 나오기 시작한 만생종이 문제가 되고 있다. 중만생종 생산량이 평년 대비 18~19%까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장 큰 이유로는 면적이 많이 줄어 평년보다 15% 이상 감소했고, 단수도 4~5월 구비대기에 비가 안 오면서 4~5% 감소해 전체적인 생산량이 20% 가까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양파 가격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호영 팀장은 “양파의 경우 6월 말까지 생산되는 물량을 저장해 내년 3월까지 소비하는 유통구조이기 때문에 지금 중만생종 수확이 마무리되고 있는 시점에서 높은 가격이 나오면 이후 저장(보관) 비용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당장 8월 초까지 단기 전망을 한다면 양파 가격이 떨어질 요인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농경연은 이번 달 중만생종 수확이 마무리되면 생산량 파악을 통해 생산 단수 등 관련 생산지표를 최종 분석해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다. 

이처럼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양파 도매가격도 상승세를 띠고 있다.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양파 도매가격은 6월 들어 1000원대를 넘어서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5월 평균 도매가격은 kg당 603원으로, 500원에서 600원대를 오갔지만, 6월 20일까지 평균 도매가격은 1285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양파 생산량이 평년 수준(140만톤)에 비해 2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정부의 수급 대책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중만생종 비축 물량을 조기에 방출한다는 계획이지만, 물량 부족분이 수입으로 채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고 있다. 양파 생산량이 평년에 비해 소폭 줄었던 지난해(137만톤)의 경우 5만7000톤이 수입됐고, 올해 수입량은 연초 8만톤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는데 생산량 감소폭이 커짐에 따라 수입물량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농경연 관계자는 “가뜩이나 물가 현안이 예민한 상황이어서 수급(가격) 문제가 우려되는 부분”이라면서 “수입 물량은 국내 상황은 물론 수입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산지 상황 등 지켜봐야 할 요인이 많다. 또 양파 생산 물량이 저장창고 입고가 마무리되는 7월 말 이후 저장물량이 얼마나 되는지도 살펴봐야 하는 만큼 수입 관련 대책은 그 이후에나 논의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남윤 농식품부 원예산업과 서기관은 “양파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서 민간에서 양파를 수입하려는 움직임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며 TRQ(저율관세할당) 물량 운용에 대해선 “가격이 높긴 하지만 산지 상황도 있어 하루 이틀 봐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가격이 적정 수준 이상으로 계속 높으면 현실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겠지만, 수확시기에 결정할 수도 없는 문제고 아직 검토한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안정을 위해 중만생종 9200톤을 6월 말부터 방출할 계획”이라며 “다만 최근에 가격이 높게 형성된 것은 산지에서 장마가 시작되기 전 시장 출하보다는 수확에 집중하는 움직임이 있어 출하물량이 다소 줄어든 탓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관태 고성진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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