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사료공급·생계 운송 중단 땐
상품가치 하락·집단폐사 우려
“애지중지 키운 닭 죽지 않아야”


가금업계가 산업 동반자이기도 한 화물연대의 총파업에 대한 조속한 해결을 응원하지만, 신속한 사료투입과 출하가 요구되는 가금농가 피해로는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화물업계에 당부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회장 이홍재)는 지난 7일 ‘화물연대 파업 양계업계 피해 없도록 조치를’이란 성명을 발표했다.

양계협회는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일몰제 폐지 등 생존권을 위한 파업을 하는 것에 대해선 공감하고 이해하는 바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는 물론 유가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등 여러 악재로 화물차 운전자 근로환경이 악화되고 수입 감소 등으로 생존권까지 위협받는 심각한 상황임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번 사태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응원한다”고 전제했다. 

다만 협회는 “그러나 이번 파업사태로 양계산업에 사료 공급이나 생계 운송이 중단된다면 양계농가엔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사료 운송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경우 닭 생육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고, 생계 운송도 중단되면 상품가치 하락은 물론 고온으로 인한 폐사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계협회는 “우리 양계농가 역시 (화물업계 못지않게) 치솟는 사룟값과 소비 감소 등으로 산업의 미래가 암울하다. 그럼에도 양계농가는 단순히 닭고기나 계란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가축 생명을 존중하면서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공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번 화물연대 파업으로 양계농가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협조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부탁한다. 정상적인 운송이 이뤄져 농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 달라”고 화물업계에 당부했다. 

한국육계협회(회장 김상근)와 전국육계사육농가협의회(회장 이광택)도 9일 ‘산업의 핏줄 화물연대, 생명산업은 총파업 대상에서 제외하는 지혜를 발휘해 달라’고 부탁했다. 

육계협회와 농가협의회는 “화물연대와 육계산업은 농촌과 산업현장에서 생사고락을 함께해 온 떼려야 뗄 수 없는 오랜 동반자로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도 일몰로 ‘죽음의 질주’가 재현될 우려에 처해 있는 상황임에도 우리 업계가 동참하지 못하는 사정이 안타깝기 그지없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육계협회와 농가협의회는 “최근 육계업계는 과거의 담합 건으로 2000억원이 넘는 과징금 처분에다 설상가상 국제 곡물가 상승 등으로 생산비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어 업계가 사상 최악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여기에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사료를 공급받지 못해 굶어 죽을 닭이 9000여만 마리에 달해 피해가 누적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이들은 “화물대란으로 사료 공급이 지연돼 살아있는 개체들이 굶거나 죽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 자식 같이 애지중지 키워온 닭들이 죽어 넘어가는 현장을 바라보는 농가 심정은 어떻겠느냐”며 “함께 머리를 맞대 조금씩 양보하는 미덕을 발휘해 사료만큼은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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