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특작과학원 시험재배

[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여름철 온실에서 재배하는 파프리카의 뿌리를 냉방하면 수확량과 품질이 높아졌으며, 비용 대비 수익성도 좋은 것으로 분석됐다.
여름철 온실에서 재배하는 파프리카의 뿌리를 냉방하면 수확량과 품질이 높아졌으며, 비용 대비 수익성도 좋은 것으로 분석됐다.

평지 온실 배지에 냉수관 설치
물 온도 20~21도, 24시간 순환
평균 상품 수량 16.1% 증가
비용대비 수익성도 ‘합격점’

여름철 온실에서 재배하는 파프리카의 뿌리를 냉방하면 품질과 수확량이 높아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이 평지의 온실에서 ‘고온기 파프리카 뿌리 냉방 효과’ 시험재배 한 결과다. 

원예특작과학원에 따르면 온실 내부 기온이 35도 이상 오르면 꽃가루 활력이 떨어져 정상적으로 열매가 달리지 않고 햇빛에 데는 피해와 배꼽이 썩는 현상이 나타났다. 또한 밤 온도가 최소 18도 이상 유지돼야 하고, 생육 단계에 따라 양분과 수분 관리가 필요해 시설에서 토양 또는 수경재배 되고 있다. 이 같은 재배 환경 때문에 평지에서 파프리카를 재배하는 농가들은 6~8월 일시 중단하고 있으며, 이 시기에 국내 유통 또는 수출 물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많이 재배하는 라온레드, 나가노, 올라운더, 나란지 등 품종을 고온기 평지 온실에 심고, 뿌리냉방 기술을 적용해 재배한 결과 여름철에도 안정적으로 수확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뿌리냉방은 배지 안에 냉수관을 설치한 뒤 히트펌프 냉난방장치로 물 온도를 20~21도로 낮춰 24시간 순환시켰다. 배지는 통기성과 물 빠짐이 좋은 펄라이트를 이용했다. 

냉수를 순환시킨 결과 여름철 고온기 맑은 날에도 배지 온도가 19~23도 수준이 유지돼 냉방을 하지 않은 배지의 21~28도보다 크게 내려갔다. 다만 뿌리냉방과 동시에 온실 온도가 26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안개 분무를 작동하고 24도 이하로 떨어지거나 습도 80%에서 정지되도록 설정했다. 

이처럼 뿌리냉방을 한 파프리카는 상품 수량이 평균 16.1% 증가했으며, 1그루 당 열매 무게 15.1%, 열매 수 16.4% 각각 늘었다. 특히 경도도 일반 재배보다 평균 5.7% 높았으며, 품종별로 보면 나가노 9.4%, 올라운더 7.7% 등으로 더 단단했다. 식감과 색깔 등 전반적으로 품질이 좋아 시장성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뿌리냉방 비용 대비 생산량 증대를 통한 수익성도 합격점을 받았다. 10a당 한 번 재배할 때 600만원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10a 1작기를 기준으로 뿌리 냉난방시설 감가상각비 21만6000원(설치비 216만원/10년), 뿌리 냉난방 전기료 459만원(냉방 125만원, 난방 334만원), 수량 증가에 대한 선별·포장비 71만7000원 등 총 552만원의 비용이 산출됐다.  

그러면서 수확량 증가에 따른 조수입이 높아진다. 여름철에도 수확이 가능해지면서 조수입 추가 금액이 10당 1155만원(2019년 평균 도매가격 4834원 적용)에 달했다. 이에 따라 10a당 600만원의 수익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 이우문 채소과장은 “은색 차광막을 치거나 온실 전체를 냉방하는 기존 방법 대신 뿌리 냉방 기술을 활용하면 8월부터 10월에도 품질 좋은 파프리카를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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