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회복 타고 소비 회복 ‘기대’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화훼 업계의 최대 성수기인 5월, 코로나 엔데믹 국면으로 일상회복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40년 넘게 장미를 재배하고 있는 경기 파주의 강대갑 농가도 기대와 함께 생산 여건 악화, 유통구조 문제 등의 우려가 크다고 말한다. 
화훼 업계의 최대 성수기인 5월, 코로나 엔데믹 국면으로 일상회복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40년 넘게 장미를 재배하고 있는 경기 파주의 강대갑 농가도 기대와 함께 생산 여건 악화, 유통구조 문제 등의 우려가 크다고 말한다. 

화훼 업계의 최대 성수기인 5월,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얼어붙었던 꽃 소비가 살아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지난 2년간 침체됐던 성수기 수요는 조금씩 풀려가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다행인 반면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생산 농가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수입 꽃 문제, 불투명한 유통 구조 등 고질적인 여건도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말 그대로 기대와 우려가 뒤섞여 있는 양상이다. 

거래량 회복 조짐에 기대 ‘솔솔’

4월 절화류 거래 전년비 7%↑
이달도 5일까지 15% 증가세
각종 행사도 재개 “손님 늘어”

우선 수요 측면에서 전년과 비교할 때 전반적으로 살아나는 추세다. 국내 화훼 유통의 30% 정도가 이뤄지고 있는 양재동 aT화훼공판장의 절화류 거래실적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절화류 총 거래량은 458만단(1단=10송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2만단에 비해 5%(24만단)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으나 최근 4월과 5월 거래실적 추세는 전년 수준을 상회하는 모습이다. 4월 절화류 거래량이 219만단으로 전년 대비 7% 늘었고, 5월 거래량도 5일 현재 지난해보다 15% 정도 증가했다. 

이는 지난 4월 코로나 엔데믹 국면으로 일상회복 분위기가 조성된 측면이 꽃 거래 흐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장미와 카네이션 등을 포함한 절화류의 5월 거래실적(aT화훼공판장) 추이를 보면 코로나 국면이었던 2021년 202만단, 2020년 206만단으로, 코로나 직전인 2019년 5월 222만단보다는 10% 이상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꽃 소매 업계의 표정도 한결 밝아진 모습이다. 양재동 꽃시장에서 영업 중인 꽃집 관계자는 “거리두기 방침이 해제되고 각종 행사들이 재개되면서 꽃 가격을 묻는 문의들이 많아졌고, 꽃 상가를 찾는 손님들도 부쩍 늘어난 것 같다”며 “올해 5월은 소비 침체가 극심했던 지난 2년과는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크다”고 최근 달라진 분위기에 반색했다.  
 

생산 여건은 역대 최악이라는 우려도

자재비·기름값·인건비 등 올라
어려움 호소하는 농가 속출
코로나 이전 대비 면적 10%↓
저가 수입·불투명 유통도 문제

반면 생산 현장에선 기대보다는 우려가 앞서고 있다. 자재와 기름값, 인건비 등 영농비용이 크게 상승함에 따라 재배면적(규모)를 줄이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등으로 국내 화훼 재배면적은 10% 내외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손실은 늘어나는 한편 수익을 줄일 수밖에 없어 자가 노동력 비용으로 수익을 대체하는 구조가 장기화되면서 경영상 어려움을 호소하는 농가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홍영수 화훼자조금단체협의회 사무국장은 “화훼 농가들의 경영 상황은 코로나 국면에서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가뜩이나 자재비와 기름값 부담이 커진 데다 인력난을 겪으며 재배 규모를 줄이거나 화훼 농사를 포기하고 다른 작목으로 전환하는 사례들이 많다”고 말했다. 

유통 구조 등 고질적인 문제도 여전히 생산 농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0년 넘게 장미를 재배하고 있는 경기 파주의 강대갑 농가는 “화훼 농사의 경우 시설자재, 유류비, 인력 등 외부 요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반면 안정적인 수익을 담보하거나 예상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영농 활동을 지속가능하게 유지하기 위해 어려움이 많다”며 “도매시장 경매가격만 놓고 봐도 공급 물량이 몰리거나 수요 변화, 시장 자체적인 소화 여건에 따라 다른 농산물에 비해 가격 등락폭이 심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터미널 시장 등 민간 유사도매시장의 유통 구조 문제는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가격 불투명성 측면에서 꼼꼼한 관리체계와 개선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특정 수요가 몰릴 때마다 저가 수입 꽃이 급증해 국내 화훼 농가들의 피해를 가져오게 하는 수입 꽃 문제도 코로나 국면에서 국내 재배면적이 감소함에 따라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윤식 화훼자조금단체협의회장은 “올해 1월 비대면 졸업식 수요가 반짝 몰려 꽃값이 급등할 당시에도 장미가 대량 수입돼 왔다. 국화의 경우 70% 이상 수입 꽃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불과 한 달 전쯤에는 수입 차질로 수급 문제가 발생해 가격이 폭등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카네이션과 장미 품목도 수입이 계속 늘어나 수입 꽃 점유율이 커지게 되면 이 같은 불확실성이 반복될 수밖에 없고, 생산을 포기하는 농가들도 많아질 수밖에 없는 등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다. 당국의 정책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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