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6~8년 소요, ‘디지털 육종’ 3년 이하로 줄여

[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수박 품종 육성 기간을 단축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수박 품종 육성 기간을 단축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수박의 품종 개량시기를 대폭 단축할 수 있는 디지털 육종기술이 개발됐다. 수박의 모양, 무늬, 색 등 형질 특성을 반영한 대량 분자표지 세트를 개발해 우수한 품종의 특성을 조기에 찾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12일, 오이, 호박에 이어 수박에서도 품종 육성기간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는 디지털 육종기술이 나왔다고 밝혔다. 전통방식의 육종기술로 6~8년 걸리는 수박의 품종 개량시기를 3년 이하로 앞당길 수 있는 대량 분자표지 세트를 개발했다는 것이다. 대량 분자표지 세트는 수박의 유전정보를 장비로 분석해 앞으로 나올 수 있는 수박의 형질특성 등을 이른 시기에 파악하는데 활용된다.

특정 품종이 지닌 우수한 특성을 유지하면서 한두 가지의 단점을 개량할 때는 여교배 육종법을 이용한다. 하지만 여교배 육종은 품종 하나하나를 교배하고, 다음 세대의 특성을 파악하는 방식이라서 품종개발을 마칠 때까지 6~8년이 소요된다. 반면, 유전체 정보기반의 디지털 육종기술은 품종이나 계통이 지닌 핵심 유전자 표지만 찾아서 활용하면 돼 육종기간을 줄이면서 육종목표에 맞는 계통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가 있다.

농진청은 수박 품종의 개량시기를 단축하기 위해 모양, 무늬, 색깔 등 다양한 형질 특성에 따라 30개의 핵심계통을 선발하고, 염기서열 분석으로 341개의 분자표지 세트를 만들었다. 또, 이렇게 개발한 분자표지 세트를 자체 보유한 수박 육종소재 272점에 적용한 결과, 우수한 품종의 특성을 조기에 찾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농진청은 ‘수박의 여교배 세대단축 육종을 위한 단일염기 다형성 마커세트 및 이의 용도’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고,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농우바이오 등에 기술이전을 완료했다. 또, ‘디지털 육종 전환 지원 사업’과 연계된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분자표지이용여교배서비스’를 통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 육종 전환 지원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가 강소 종자기업 육성을 목표로 2021~2025년에 걸쳐 10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20개 종자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또, ‘분자표지이용여교배’는 유전체 기반 대량 분자표지 세트를 이용한 여교배 세대단축 기술이다. 이우문 농진청 채소과장은 “한국농업기술진흥원에서 서비스 중인 민간종자회사의 박과채소 디지털 육종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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