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병성 기자] 

CPTPP저지 한국농어민비상대책위원회는 CPTPP 관련 공청회가 열린 지난 25일 정부 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인근에서 CPTPP 저지 긴급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공청회를 무산시키기 위해 단체행동을 진행했다. 김흥진 기자
CPTPP저지 한국농어민비상대책위원회는 CPTPP 관련 공청회가 열린 지난 25일 정부 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인근에서 CPTPP 저지 긴급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공청회를 무산시키기 위해 단체행동을 진행했다. 김흥진 기자

산자부 공청회 강행에 
농민단체 “무효” 긴급기자회견

“CPTPP 개방률 100% 육박
농·수·축·임산업 포기 선언”
4월 4일 ‘총궐기’ 투쟁 예고

30분 지연 공청회, 패널 토론 없이 
요약문 발표 등 15분 만에 종료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대한 농림수산단체가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가 3월 25일 정부세종청사 12동 대강당에서 ‘CPTPP 가입을 위한 공청회’를 강행했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등 농림수산단체는 이날 오전 9시 산업통상자원부 앞에서 CPTPP 저지 긴급기자회견을 가진데 이어 공청회장에 입장해 ‘공청회 무효’를 외치며 정부의 일방적인 CPTPP 추진에 대한 반발 수위를 높였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농민의길, 한국농축산연합회,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 등 농림수산단체는 공청회가 시작 직전인 오전 9시 ‘CPTPP 저지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불통행태 감추는 일방적 공청회 중단 △농·수·축·임산업 말살하는 CPTPP 가입 중단 △국민건강권 위협하는 CPTPP 가입 중단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개방률이 100%에 육박하는 CPTPP 가입은 농·수·축·임산업을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이 없다. 그동안 FTA에서 민감품목으로 분류해 개방을 보류했던 품목마저도 개방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회원국의 만장일치 가입조건은 후발주자인 한국이 더 많은 것을 내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쌀, 양파, 마늘, 사과, 감자와 같은 국민들의 보편적 먹거리 품목까지 그 무엇도 예외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CPTPP 가입은 농·수·축·임산업의 피해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 단체는 “CPTPP의 핵심내용인 지역화·구획화 조치는 그간 질병 등의 이유로 수입을 규제해온 국가의 농·수·축·임산물 뿐만 아니라 CPTPP 의장국인 일본이 수입을 종용하고 있는 후쿠시마산 농·수·축·임산물까지 국민들의 밥상으로 밀려들어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 농림수산 단체는 CPTPP 가입 저지를 위해 대규모 투쟁도 마다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이들은 “지난 FTA 체결과정에서도 정부는 농·수·축·임산업 분야의 예상피해 규모를 축소한 바 있고, 생산자들과의 소통이라는 요식절차로 일방적인 설명회와 공청회를 여는 기만적인 행태마저 보이고 있다”면서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속지도 참지도 않을 것이다. 260만 농어민은 정부의 기만적인 소통을 강력히 규탄하며, 농·수·축·임산업을 말살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CPTPP 가입을 기필코 막아낼 것”이라고 천명했다. 

기자회견에 이어 농림수산단체들은 공청회장에 입장해 ‘공청회 무효’, ‘CPTPP 가입 즉각 중단’을 외치며 공청회 저지에 나섰고, 이로 인해 30여분 지연된 10시경 공청회가 무리하게 진행됐다. 또한 국내 영향평가와 정부 보완대책 등이 단 ‘1분 정도 분량’으로 요약 발표와 자료로 대체됐고, 분야별 관계자와 전문가 패널 토론 없이 10시 15분경에 산자부가 공청회를 종료해 15분 만에 마무리됐다. 무엇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농어민들의 지속된 항의에도 공청회를 일방적으로 강행했고, CPTPP 가입을 위한 다음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이번 공청회가 요식행위란 지적을 자초했다. 

이 자리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전윤종 통상교섭실장은 “CPTPP에 대한 의견 전달이 안됐다면 서면 또는 담당 부처에 제시해 달라. 오늘 공청회를 거쳐 다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혀 CPTPP 가입 절차를 밀어 붙이겠다는 정부 의도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공청회 직후 한농연중앙연합회장인 이학구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정부가 농어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CPTPP 가입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선택의 여지가 없다. 죽을 각오로 투쟁에 나서야 한다. 4월 4일 ‘CPTPP 저지 한국 농어민 총궐기 대회’에 다함께 하자”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국회 농해수위 의원 일동은 입장문을 내고, CPTPP 가입을 전제로 한 정부의 무리한 행정 추진을 중단하고, 즉각 이해당사자와의 협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국회 해당 상임위에 분야별 영향평가결과를 보고하고, 협정가입 추진 여부에 대한 논의에 나설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세종=이병성·이기노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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