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아청과 저장배추 전수조사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국내 배추·무 최대 유통법인인 대아청과가 지난 2월 17일부터 3월 11일까지 ‘2022년산 저장배추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대아청과는 수도권 저장배추 소비량의 6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사진은 오현석 대아청과 경매부장(오른쪽)이 저장배추 상태를 검수하는 모습. 사진제공=대아청과
국내 배추·무 최대 유통법인인 대아청과가 지난 2월 17일부터 3월 11일까지 ‘2022년산 저장배추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대아청과는 수도권 저장배추 소비량의 60%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사진은 오현석 대아청과 경매부장(오른쪽)이 저장배추 상태를 검수하는 모습. 사진제공=대아청과

봄철 주로 소비되는 겨울배추(월동배추)의 저장 물량이 지난해와 평년보다 각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봄배추 재배면적도 줄어 공급 차질 우려가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지속되는 소비 부진을 감안하면 수급과 가격 불안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호반그룹 계열사로 국내 배추·무 최대 유통법인인 대아청과(주)는 지난 2월 17일부터 3월 11일까지 23일간 실시한 ‘2022년산 저장배추 전수조사’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전수조사 결과는

14일 현재 저장량 7915대
지난해보다 9.2% 감소
재배면적도 감소세 불구
소비 부진가격상승 여력 없어

대아청과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 14일 현재 월동배추 저장량은 약 7915대(5톤 트럭, 10톤 적재 기준)로, 2021년(8719대)보다 9.2% 감소하고 평년(9990대)에 비해 26.2% 감소했다.

월동배추 저장물량이 줄어든 이유로는 재배면적 감소와 조사 시기(2.17~3.11) 겨울 배추 시세(10kg망대 상품 8000~9000원대, 가락시장 기준)가 좋았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농업전망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겨울배추 재배면적은 3690ha로, 2020년 4217ha에 비해 약 12% 줄었다. 월동배추 생산량은 평년 기준 29만톤 정도로, 연간 배추 생산량(평년 200만톤 내외)의 15% 내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아청과는 올해는 월동배추 재배면적이 줄은 데다 저온과 가뭄으로 저장량도 감소했으며, 후기작인 시설 봄배추도 재배면적이 감소해 배추 공급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향후 수급이나 가격 불안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폭설과 한파를 겪었던 지난해와 달리 상품성이 좋은 상태로 저장에 들어가면서 창고 반출 시 감모율이 낮아 저장량 대비 출하비율이 예년보다는 좋을 것이란 예상이다.

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식당과 단체급식용 김치소비가 여전히 부진하고, 최근에는 불량김치 납품 여파로 공장용 김치주문량이 감소하고 있어 가격 상승 여력도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재욱 대아청과 대표는 “올해는 저장배추와 봄배추가 예년에 비해 적어 전반적으로 공급 예상량이 부족하지만, 코로나와 불량김치 여파로 소비가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며 “실시간 소비 상황에 맞는 출하전략이 필요한 만큼 당사가 주간 단위로 발표하는 반출량 조사에 관심을 가져주시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대아청과는 전수조사 발표 이후에도 창고에서 반출된 저장배추 물량과 전국단위 배추 소비량을 주간 단위로 집계해 저장배추가 완전히 소진될 때까지 출하자에게 제공할 방침이다.
 

“전수조사, 수급안정에 기여”

출하자 등 설문조사 결과
“물량·가격변동성 모두 완화
신뢰성 높아 수급정책 등에 활용”

2010년 ‘배추 파동’이 일어난 이듬해인 2011년부터 저장배추 전수조사를 해 오고 있는 대아청과는 전수조사 결과 내용과 함께 △지난 12년간 전수조사 실시에 따른 수급안정 평가 분석 △출하자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내놔 주목을 모았다.

이를 요약하면, 저장배추 전수조사 실시 이후 물량변동성과 가격변동성 모두 완화돼 수급 안정에 기여했고, 신뢰성 높은 자료로 평가받는 등의 자리매김을 했다는 것이다.

대아청과에 따르면 저장배추 전수조사를 실시한 2010년을 전후로 5개년의 가격을 분석한 결과 2006~2010년까지 가격 등락율은 20.6%인 반면, 2017~2021년은 11.4%로 가격 변동성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또 저장배추 전수조사가 시작된 2011년 대비 2021년 일평균 물량 변동율(일평균반입량 대비 표준편차)은 15% 감소한 것으로 분석, 전수조사가 물량 변동성과 가격변동성의 완화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는 것이다. 특히 배추파동이 일어난 2010년에는 가격 등락율이 49.1%에 달해, 저장배추 전수조사가 가격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저장배추 전수조사 활용 및 효과 분석 등과 관련해 이번에 처음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81.4%가 “전수조사 결과가 수급안정 및 가격안정에 기여를 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는 배추 출하자·정책당국·구매자 등 86명이 참여했다.

이번 설문에서 전수조사 결과의 신뢰성에 대해 응답자의 87.2%가 높다고 응답했으며, 79.1%가 “전수조사 결과를 배추 출하시기 결정, 배추 수급정책에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도 전수조사 결과를 활용하겠다”는 답변도 94.2%로, 설문 참여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뤘다. 

기타 의견으로는 △품목별 전수조사 사례 확대 △정가판매 활성화에 활용 △전수조사 정보 폭넓게 확산 △전수조사 적극 홍보 등이 제시됐다.
 

대아청과 전수조사, 공익기능 의미

대아청과가 추진하는 전수조사는 도매법인 고유기능 재발견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농산물 중개역할을 넘어 수집한 산지 정보를 바탕으로 출하조절을 유도하고 수급안정과 출하자 수취가격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대아청과는 정부로부터 채소류 물가안정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부터 기획재정부장관 포상(1회)과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포상(6회) 등을 받았다.

박재욱 대표는 “연 인원 300명이 투입되는 대아청과 전수조사는 도매시장 경매제의 가격변동성 문제와 도매법인의 공익기능 제고 요구에 한 발 앞서 대아청과의 대표적인 수급안정 사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아청과 전수조사는 2011년 저장배추를 시작으로 2014년에는 저장무, 2016년에는 저장양배추로 조사 품목을 확대 중이며, 실시간으로 전국 도매시장 반입량과 저장창고 반출량 조사를 병행해 조사의 신뢰도를 높여가고 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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