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겨울 가뭄 여파 생육부진 겪다
3월 기온 오르며 물량 많아져
전년비 재배면적도 증가한 듯

겨울철 부산 대저동 일대에서 주로 생산되는, 일명 ‘짭짤이 토마토’라고 불리는 대저토마토가 3월 들어 시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 겨울 극심한 가뭄 여파로 생육 부진을 겪다가 기후 여건이 나아지면서 출하 물량이 늘고 있어서다. 

15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대저토마토 경락가(도매가, 2.5kg상자 상품)는 1만5296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1만8630원)보다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2월 중순부터 현재 시점까지 한 달간 가격 추이를 살펴볼 때 최저 가격대 수준이다.  

시세 하락은 3월 들어 나타나고 있다. 2월 12일 2만1089원, 18일 2만643원, 22일 2만2981원, 25일 2만652원, 3월 1일 1만9638원으로 지난해보다 좋았던 시세 추이는 3월로 접어들면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3월 2일 1만7675원, 3일 1만9063원, 5일 1만6907원, 9일 1만7486원으로 조금씩 내려앉기 시작하다가 12일 1만5137원으로 최근 한 달간 최저 가격을 기록했고, 이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 분위기다. 

주된 원인으로 출하 물량 증가가 꼽힌다. 극심한 겨울 가뭄과 저온현상 영향으로 생육이 부진해 출하 시기가 지연되면서 2월까지는 물량 부족 현상이 심했는데, 3월 상순 기온이 오르면서 생육 촉진으로 출하 물량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가락시장 중앙청과 이재희 부장은 “올해 구정이 빨라서 정식을 일찍 했는데 극심한 겨울가뭄과 저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출하량이 지연돼 2월까지는 시세가 괜찮았다. 3월 야간과 주간 온도가 올라가면서 생육 호조로 출하량이 늘어나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지난해 시세가 워낙 좋았기 때문에 올해 시세가 나쁜 편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소과 중심인데, 날이 가물어 크기는 작아도 맛이 좋아 소비는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도매시장으로 나올 물량이 늘어날 전망이어서 시세 흐름은 약세가 예상되고 있다. 보통 대저토마토는 12월 중순부터 출하되기 시작해 5월 초순까지 물량 공급이 이뤄진다. 경쟁품목인 딸기와 참외 물량의 공급 여건도 개선되면서 상호간 영향을 줄 것이란 점도 변수다. 

이재희 부장은 “대저토마토는 지난해보다 면적이 증가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대저 지역의 쌈채소 농가들이 토마토 품목으로 전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올해의 경우 앞으로 나올 물량들이 평년에 비해 많은 편이어서 시세 약세가 예상된다”면서 “여기에 경쟁품목인 딸기와 참외도 공급 여건이 좋아 이들 품목들의 시세가 약세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품질 등급별 상품과 중하품 간 시세 격차도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백화점 납품 등 소비지 판매를 하고 있는 대저토마토 생산 농가인 김용현 씨는 “올 겨울 날씨가 가물어서 물량 자체가 적다. 작년에 비해 3분의 2 정도 수준인데, 중하품의 경우엔 알도 잘고 양도 작아 시세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반면 상위 10% 상품의 경우는 가뭄 여파로 당도가 오른 데다 물량까지 없어 소비지 선호도가 높다. 물량이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다. 보통 5월 초까지는 물량 공급이 이뤄지는 편인데, 올해는 가뭄 여파로 물량이 줄어 판매 종료 시점도 앞당겨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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