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풍원·호감미 교배로 맛 좋고
조기재배 시 생산량도 많아

일본이 품종보호권을 강화해나가고 있는 가운데 병에 약해 재배하기가 어려웠던 일본 호박고구마 품종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새로운 고구마 품종이 보급될 전망이다. 기존 호박고구마인 풍원미와 호감미를 교배해 맛이 좋고 병에 강한 호박고구마 ‘호풍미’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3일, 맛이 좋고 병에 강한 새로운 호박고구마 ‘호풍미’가 보급된다고 밝혔다. ‘호풍미’는 조기재배 시 생산량이 많고 덩굴쪼김병과 뿌리혹선충에 강한 풍원미와 당도가 높아 맛이 좋고 더뎅이병에 강한 호감미의 장점을 갖춘 품종이다. 또한 외관상품성이 우수해 식용으로 재배하기 좋으며, 수량이 많고, 말랭이 가공적성도 우수해 식품가공용으로도 적합하다는 설명이다.

농진청에 따르면 ‘호풍미’는 껍질이 빨강색이며 육색은 연한 주황색이다. 구웠을 때 당도는 32.7브릭스, 쪘을 때 당도는 26.9브릭스로 높으며, 식미는 호감미와 비슷하다. 또, 면역력 향상과 피부 건강, 시력 보호에 효과가 있는 베타카로틴 함량은 호감미보다 43.6%가 많다. 말랭이로 가공했을 때 색상, 식미, 식감 등 종합기호도가 5점 만점에 3.9점으로 일본 품종인 베니하루카 2.5점보다 월등히 높았다. 또한 9개월 이상 장기간 저장을 해도 덩이뿌리의 부패와 내부 공동화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서 연중 출하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수량성은 조기재배 시 10a당 3435㎏으로 다수성 품종인 풍원미 보다 9%가량 많고, 보통기 재배 시 수확량은 10a당 3399㎏으로 풍원미보다 20%, 호감미보다 14%가 많다. 또, 고구마의 평균 무게는 140.3g, 한 줄기당 고구마 개수는 4.1개로 풍원미 2.9개, 호감미 3.2개보다 상품성 있는 고구마를 많이 수확할 수 있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농촌진흥청은 해남, 영암, 당진, 강화 등 호박고구마 주산지를 대상으로 신품종 이용촉진사업을 통해 ‘호풍미’의 빠른 보급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3월부터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시군농업기술센터, 민간육묘업체를 대상으로 기술을 이전해 2023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송영상 농진청 바이오에너작물연구소장은 “일본이 품종보호권을 강화해 나가고 있어 앞으로 외래 품종재배로 인한 사용료 지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호풍미, 소담미, 진율미 품종을 중심으로 농가보급을 확대해 국내 고구마품종 점유율을 2025년 50%까지 높일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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