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14억7415만1000달러 기록
전년대비 43.5% 증가
미국 수출비중 73.2% 차지
트랙터 수출 57.2% 늘어

국내 농기계 업체들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14억7415만1000달러의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농기계 수출 주력 기종인 트랙터의 경우 오히려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게 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에서 집계한 2021년도 농기계 기종별 수출실적에 따르면 전체 수출액은 2020년 10억2716만8000달러보다 43.5% 증가한 14억7415만1000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3/4분기까지 약 10억3300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한 만큼 업계에선 최종적으로 12억 달러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했으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국가별로는 주력 시장인 미국 수출 비중이 압도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국내 농기계의 미국 수출 규모는 10억7867만3000달러로, 2020년 6억8894만 달러 대비 56.6% 늘었다. 미국이 차지하는 수출 비중도 2020년 67.1%에서 73.2%로 높아졌다. 2위 국가인 호주 수출 비중 3.6%와는 상당한 격차다.

이같이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에서도 빛나는 수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지난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던 트랙터 수출이 꼽히고 있다. 2020년 6억6536만9000달러를 기록하는 등 7억 달러를 넘지 못했던 트랙터 수출은 지난해에는 57.2%가 증가한 10억4613만5000달러의 뛰어난 성과를 만들었다.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기자 미국에선 정원을 관리하며 시간을 보내거나 소규모 농장을 가꾸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들에게 우리나라 중소형 트랙터가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농기계업계 관계자는 “트랙터는 예전부터 미국 수출 비중이 높았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에 취미농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소형 트랙터와 함께 잔디 깎기, 도로정비, 제설 등을 위한 트랙터 부속 작업기 수요까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농기계 업계는 그러나 역대 최대 수출 실적에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트랙터와 미국 등 특정 기종, 특정 국가 수출 비중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다양한 수출 기종 발굴 및 수출 시장 확대는 국내 농기계 수출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농기계 업계 전문가는 “지난해 농기계 수출이 증가한 것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도 만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해 노동력과 부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었던 유럽 등 해외 농기계 업체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상황이 좋은 시기일수록 객관적인 분석과 판단을 바탕으로 수출 품목 및 수출 시장 확대 등 기초체력을 키우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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