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계란선별포장유통협회 등 성명
관련 정보 전자신고만 가능
계란업계 종사자 도태 우려
청와대 앞 1인 시위 돌입

“현실과 동떨어진 계란이력제 전자 입력 즉각 폐기하라.”

계란업계가 계란이력제의 전자입력 문제를 지적하는 성명을 발표한 뒤 무기한 1인 시위에 들어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0년 1월부터 소·돼지에 대해 실시하던 축산물 이력제를 닭·오리·계란까지 확대해 시행했다. 이후 지난달 25일엔 계란 유통업자가 계란 이력번호를 계란 껍데기 표시정보로 일원화하는 ‘가축 및 축산물 이력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개정, 시행했다. 그런데 여기에 계란이력 관련 정보를 전자 신고로만 가능토록 해 계란업계 반발을 불러왔다. 계란업계에선 다수의 계란 종사자들을 도태시키는 정책이라고 비판한다.  

이에 계란 유통 소상공인들로 구성된 한국계란선별포장유통협회(회장 강종성)는 지난 3일 청와대 분수대 광장 앞에서 대한양계협회(회장 이홍재)와 함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계란은 한 번 세척하면 그 즉시 생명력이 줄어드는 생물학적 특성이 있지만, 정부는 현실을 외면한 채 물 세척 및 냉장 유통 의무화와 함께 식용란선별포장업 신설 등 대기업들이나 가능한 규제를 들이밀고 있다”며 “여기에 한술 더 떠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계란이력제 의무화를 시행해 계란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의 말살을 시도하고 있다”고 문제 삼았다.

특히 1월 25일부터 시행하는 전자 신고 입력제는 업계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이들 단체는 “온라인 전자신고는 계란 농장과 유통업체 상당수가 고령화된 현실을 외면한 것이다. 계란 종사자들 다수는 PC(컴퓨터) 사용에 극심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결국 계란이력제는 나이와 학력에 따른 차별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계란이력제 시행의 부당성을 대대적으로 알릴 것이며, 현실과 맞지 않는 제도는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이를 넘어 “계란 정책 관리를 일원화해 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농식품부, 식약처 등으로 나눠진 계란 정책의 무질서함까지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성명서 발표와 함께 한국계란선별포장유통협회는 계란 단체들과 연대, 계란이력제 전자신고 입력제 폐지를 위한 1인 시위를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이어나갈 계획이다. 

강종성 한국계란선별포장유통협회장은 “계란 유통인들의 70% 이상이 60대 이상 고령화된 이들로, 전자 신고하라는 건 이들에게 계란산업에서 손을 떼라는 것과 같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전자신고제가 폐기될 때까지 무기한 시위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