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 소비·유통트렌드 발표회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재배관리 시 신맛 없애줘야
소포장 증가에 비용 부담 고민
샤인머스켓 인기 당분간 지속
재배 늘어도 품질 높여 승부를


‘포도 박스에 당도를 표시하는 것이 좋나요?’, ‘그럼요, 본인 포도를 홍보하는 건데 나쁠 게 있겠습니까.’ 지난 19일 충북기술원 포도다래연구소에서 열린 ‘찾아가는 포도 소비 및 유통트렌드 발표회’에서 오간 말이다. 

농촌진흥청과 충북도농업기술원이 공동으로 연 이날 발표회에는 포도 농가와 연구·지도 공무원, 유통인 등이 참여해 ‘포도 소비·유통트렌드와 시사점’, ‘제값 받기 위한 포도 생산·유통 방안’, ‘포도 재배관리 방안’ 등을 함께 살펴보고, 평소 생산·유통에 있어 농가들이 궁금했던 부분을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질의 응답시간에 포도 농가들은 이날 시장에서 포도가 제값을 받기 위해선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쏟아 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서울 가락시장 고길석 중앙청과 이사는 포도 당도를 얼마까지 높여야 좋은 값을 받는지 궁금하다는 질의에 “포도는 수박이나 복숭아와는 다르게 산미를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도가 18브릭스, 20브릭스 이상 나온다 하더라도 신맛이 있다면 일단 손이 덜 가게 되는 만큼 재배관리 시 신맛을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포장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소포장을 하는 만큼 인건비, 자재비 등이 더 들어 생산비가 올라간다는 것. 이에 대해 강서시장 정우희 서부청과 이사는 “지금 과일을 보면 20kg에서 15kg, 10kg, 7.5kg, 2kg, 1kg로 포장 단위가 계속 줄고 있다”며 “소비 트렌드가 그렇게 가고 있기 때문에 자재비가 들어가도 소포장을 해야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요즘 포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샤인머스켓 인기가 이어질지도 궁금하다. 가락시장 최용선 서울청과 부장은 “재배면적이 많이 늘어났고, 가격이 떨어진다고 해도 향후 몇 년간은 샤인머스켓을 대체할 만한 소득 품목은 없는 것 같다”며 “양이 많다고 두려워할 게 아니라 품질을 올려 상위 20% 안에 들도록 노력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자리에 참석한 차주현 충북포도연구회장은 “포도 농사를 짓다보면 송이당 500g 전후가 당도 올리기도 좋고 맛도 좋은데, 시장에서는 보통 700g 아니면 800g 전후를 원하는 것 같다”며 이유를 묻자 정우희 이사는 “유통업체 바이어라든지 소비처 구매자들에게 500g 전후 포도를 얘기했는데 잘 변하지가 않는다”며 “아무래도 조금 더 큰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 심리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이날 발표회에 참석한 농가들은 생산비 상승은 고려하지 않고 농산물 값이 조금 오르면 언론에서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부분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친환경 농산물과 신품종 농산물이 소비지 시장에서 더 많이 유통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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