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코로나로 인한 농산물 소비 위축이 품목을 가리지 않고 농가 피해를 낳고 있다. 최근 창녕의 저장양파와 제주 월동채소가 그런 사례다.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던 코로나 방역상황이 다시 엄중해지면서 소비가 다시 급감했기 때문이다. 

본보 취재 결과 창녕지역 농민들이 운영하는 양파 저온저장고에는 저장한 양파 가운데 20% 가량만 출하되고, 80%가 재고로 남아 농가들을 피 마르게 하고 있다. 그동안 생산비에 보관비, 감모율, 출하비용을 감안하면, 농가들의 줄도산은 초읽기다.  
제주산 월동무, 당근, 양배추도 상황이 급하다. 생산량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위축이 겹쳐 가격이 14~54%까지 하락하고 있고, 2월부터 육지산 채소류가 출하되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은 뻔하다.

그렇지 않아도 농가들은 코로나 이후 극심한 인력난에 인건비 비료 값 등 생산비 급등으로 허덕이는데,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일상중단으로 판로마저 축소된 것이다. 제주 월동채소의 경우 도와 생산자단체가 분산출하, 소비촉진, 수출 등의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 양파 값 폭락은 당장 해당 농가들의 피해뿐 아니라 이듬해 마늘 값 폭락으로, 제주 월동채소 재고는 남부산 채소의 폭락으로 이어지는 만큼, 지역단위에서 문제를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

정부는 문제를 현장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개입에 나서야 한다. 명절 대책이니 뭐니, 수입을 해서 농산물 가격을 잡는데 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가격이 하락할 때도 선제적으로 나서서 농가피해를 줄여야 한다. 시기를 놓치지 말고 수매를 통한 시장격리와 수출, 소비촉진 등 가능한 수단을 동원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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