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착유기’로 인력난 해결…‘전용 사료’까지 더해 생산성 쑥쑥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왼쪽 사진) 낙농 2세 김재윤 재성목장 대표(좌측)가 이총리 선진 축우1지역부장과 목장 사양관리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 대표는 파트너사와의 활발한 소통이 사양 관리에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오른쪽 사진) 애그리로보텍을 통해 국내에 수입되는 네덜란드 렐리사의 로봇착유기로 젖소 착유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 사진) 낙농 2세 김재윤 재성목장 대표(좌측)가 이총리 선진 축우1지역부장과 목장 사양관리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 대표는 파트너사와의 활발한 소통이 사양 관리에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오른쪽 사진) 애그리로보텍을 통해 국내에 수입되는 네덜란드 렐리사의 로봇착유기로 젖소 착유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30대 낙농업 기수 김재윤 대표
파트너사와 소통·협력 주목

국민 필수 영양 공급원으로 성장기 어린이부터 나이 드신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우유’와 ‘유제품’. 하지만 이를 제공할 낙농 생산기반은 타 농축산업처럼 고령화에 직면하고 있다. 더 아쉬운 대목은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전망 속 수입량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것. 즉 국민의 중요한 먹거리인 우유와 유제품의 국내산 자급률은 계속해서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현실 속 충남 예산에서 고품질 원유를 생산하는 재성목장의 김재윤 대표가 파트너사와의 소통과 협력 속에 낙농업을 이끌 30대 기수로 주목받고 있다. 재성목장이 첫발을 내딛은 1986년에 태어나 부친의 뒤를 이어 10년 전부터 낙농업에 뛰어든 그는 올해 목장을 신축 이전한 뒤 ‘로봇착유기’와 ‘로봇착유기 전용 사료’를 도입, 홀로서기를 시도하며, 고령화와 인력 부족에 신음하는 농촌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 21일 재성목장을 찾았다.
 

인력난 속 로봇착유기 도입

선진 교육프로그램 통해 배운
로봇착유기 신축 목장에 도입
2~3명 붙었던 작업 혼자 거뜬

재성목장은 지난 3월 예산군 광시면 용두리로 목장을 신축 이전, 현재 3000㎡ 규모의 부지에서 사육두수 70두, 착유두수론 58두의 젖소를 사육하고 있다. 목장을 새롭게 이전하면서 그가 야심차게 들여온 게 사람의 손이 아닌 로봇으로 착유하는 ‘로봇착유기’였다. 축산 선진국인 네덜란드의 대표 농축산 ICT 기업인 렐리(LELY)사의 로봇착유기를 신축 목장에 도입해 사용하고 있는 것. 

김재윤 대표는 “아버지 때부터 선진사료와 연을 이어오고 있는데, 선진 교육프로그램을 듣던 중 로봇착유기를 인지했고, 특히 네덜란드의 로봇착유기가 국내 유통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여러 고심이 들었지만, 정부의 ICT 지원사업(농림축산식품부 ICT 융복합 확산사업)도 있고, 현재 농촌 현장에 인력난이 심한 상황에 로봇착유기가 그 대안이 될 것 같아 신축목장에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는 네덜란드 렐리사의 로봇착유기는 국내 축산 ICT 전문기업인 (주)애그리로보텍을 통해 국내에 공식 수입, 유통되고 있다. 이 로봇착유기를 올 초 목장 신축 이전과 함께 목장에 가동한 이후 재성목장은 김재윤 대표의 홀로서기가 가능해졌다. 

김 대표는 “물론 부모님의 30여 년 목장 운영 연륜을 계속해서 배워가고 있지만 농장의 직접적인 운영은 혼자서도 가능해졌다. 예전엔 착유하기 위해 2~3명씩 붙었다면 이제는 혼자서도 거뜬히 할 수 있게 됐다”며 “올해 코로나19로 유독 인력난이 목장을 비롯해 농촌 현장에 극심했는데 로봇착유기가 효자 노릇을 했다”고 밝혔다. 
 

김재윤 대표가 젖소들을 살펴보고 있다. 
김재윤 대표가 젖소들을 살펴보고 있다. 

 

생산성·품질 향상까지 도모

마리 당 일일 착유 2~3kg↑ 

센서 통해 유질·소 건강 등 체크
로봇착유용 ‘로보스 M3’ 사료 공급 
물량 확대 불구 최고 원유 생산 

인력난 해결을 위해 도입한 로봇착유기는 재성목장에 ‘생산성 향상’이란 결과까지 얹혀줬다. 목장 이전하기 전 대비, 일일 착유량이 2~3kg씩 늘어나게 된 것이다.  

김재윤 대표는 “로봇착유기를 도입하고 난 뒤 일일 마리 당 착유량이 2~3kg 늘어 37~38kg까지 나온다. 이는 일일 평균 2번 착유에서 3번, 많게는 4번까지 착유하는 젖소가 생겨났기 때문”이라며 “로봇착유기를 통해 인력난 해소는 물론 생산량 증가까지 도모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단지 눈에 보이는 생산성만 늘어난 것도 아니다. 로봇착유기 센서를 통해 정확한 유질 데이터, 소 건강 상태 모니터링 등이 가능해지며 건강한 원유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재성목장 원유는 전량 연세대학교가 운영하는 연세우유로 납품되는데 이곳에서 최고의 성적을 자랑한다. 재성우유의 원유는 체세포수 1등급과 세균수 1A등급을 충족하고 있는 것. 여기에 단백질과 유지방 함량도 최적의 등급을 받고 있다. 

윤지영 연세우유 지역소장은  “재성목장은 연세우유에서 연중 1등급을 놓치지 않는 농장 중에 하나로 체세포, 유지방, 유단백, 세균수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1등급 이상의 우수한 성적을 받고 있다며 ”올해 김재윤 대표가 로봇착유기를 도입하는 등 목장 관리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는 게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재성목장의 양호한 성적엔 맞춤식 사료도 역할을 하고 있다. 올 초 로봇착유기를 도입하며 로봇착유용 전용 사료를 젖소에게 먹이고 있다. 

김재윤 대표는 “로봇착유기를 도입하면서 선진의 로봇착유용 전용 사료인 ‘로보스M3’를 젖소에 공급하고 있다. 로봇착유기를 도입하며 우려스러웠던 게 착유 횟수가 늘어나 생산량이 증가하는 반면 젖소 영양 상태 등 건강관리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었는데 로보스 사료를 통해 이런 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며 “생산량뿐만 아니라 품질까지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게 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친부터 이어온 파트너사와의 시너지 발산

여기에 아버지 때부터 이어온 ‘선진’과의 돈독한 유대관계도 재성목장의 성장에 한몫하고 있다. 축산 2세들은 부모의 사육 노하우는 이어받지만 사료 선택 등에 있어선 차별화 전략을 세우는 곳도 많지만 김재윤 대표는 선진과의 인연을 이어가는 게 목장 운영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김 대표는 “선진의 체계적인 데이터를 통해 사양 관리를 받고 있다. 선진이 데이터 기반으로 개체별 유지방이나 유단백률 검사를 통해 사료를 조정해줘 사육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이번에 선진으로부터 발정탐지기도 보조 지원을 받았는데 이를 통해 눈이 아닌 시스템을 기반으로 발정 시기를 알려주니 수정 적기를 잡기도 수월해지는 등 목장이 전체적으로 시스템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재성목장을 비롯해 충남 서북부 지역을 담당하는 이총리 선진 축우1지역부장은 “선진에선 검정성적 분석과 배합비 분석 등의 ‘사양 관리’와 환경적인 요인을 최대한 고려한 목장 진단프로그램인 ‘퀵스캔’을 비롯해 로봇착유기 컨설팅, 발정탐지기 지원 등을 통해 가족 농장의 성적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려하고 있고, 수시로 농장을 방문해 농가와의 소통도 이어가고 있다”며 “농가의 목장 운영 노하우와 선진의 경영 컨설팅이 시너지 효과를 발산하면 대한민국 축산업이 어느 축산 선진국 보다 뒤지지 않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인력 유입 위한 본보기 역할 기대

지난해 말 나온 한국낙농육우협회 낙농정책연구소의 ‘2020낙농경영실태조사’를 보면 60대 경영주 비중은 2016년 31.4%에서 2020년엔 41.7%로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30대는 9.1%에서 6.7%로 줄어들었다. 올 초 열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2021’에 따르면 1인당 연중 원유 소비 가능량은 2020년 84.1kg에서 2030년엔 89.6kg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종합하면 소비량은 증가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국내 생산기반은 줄어드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젊은 인력 수혈이 어느 분야보다 낙농산업에 필요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 1986년생 호랑이띠로 내년 자신의 해를 맞는 김재윤 대표는 낙농산업을 이끌 주역으로 성장해가고 있다. 목장을 이전한 올해, 부모의 뒤를 이어 자신이 직접 그려나갈 목장의 디딤돌을 다졌다면 이를 기반으로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행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자신과 같은 젊은 낙농가가 많이 배출돼 대한민국 우유산업이 국내 낙농가에 의해 발전하길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한 그의 역할이 중요한 것도 알고 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 우유산업이 여러 부침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우유는 국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먹거리로, 이런 중요한 식량 주권 산업이 대한민국 농가에 의해 유지돼야 하지 않겠느냐”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정부 관심과 더불어 사료, 유업체 등 파트너사와의 상생 관계가 중요하다. 사실 이번 로봇착유기 도입도 파트너사들의 관심과 함께 정부 지원이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젊은 인재들이 낙농산업에 들어올 수 있게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제2, 제3의 김재윤 대표가 낙농 현장에서 나오길 기대해본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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