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수출의 든든한 힘, 수출지원정책 <하>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우수 농식품 패키지 지원사업 참여 업체가 수출 마스터와 상담하는 모습.
우수 농식품 패키지 지원사업 참여 업체가 수출 마스터와 상담하는 모습.

정부의 수출지원정책 가운데 우수 농식품 패키지 지원사업과 해외 인증등록 지원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지원사업으로 각광을 받는 우수 농식품 패키지 지원사업과 이제는 수출기업에게 필수로 자리 잡은 다양한 해외 인증을 지원하는 해외 인증등록 지원사업을 알아보고, 이 사업을 통해 실제 수출액이 늘어난 농업회사법인 북하특품사업단(주)의 얘기를 들어봤다.

#우수 농식품 패키지 지원사업

초보·중소기업 맞춤형 지원
연속적 지원으로 성과 내도록
올 사업 참여 46개 업체
수출실적 전년비 20% 늘어


우수 농식품 패키지 지원사업은 국내 농식품 수출 기본 역량 및 성장 가능성이 있는 수출 초보기업 및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지원을 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이들 수출업체들을 패키지 지원사업을 통해 경쟁력 있는 수출기업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지원 대상은 신선농산물 및 가공 농식품 수출업체로 중소기업(80% 지원)과 중견기업(70% 지원)으로 나눠 차등 지원된다. 지원 내용은 수출컨설팅, 제품개발, 해외 인증, 해외 시장조사, 소비자 체험홍보 등 15개 사업 메뉴가 진행된다. 

올해 우수 농식품 패키지 지원사업은 업체가 사업 지원을 받아 수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할 경우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사업목표를 명확히 했다. 또한 패키지 유형별 사업 메뉴를 수출 단계에 맞춰 차등 지원한다. 예를 들어 수출 초보 패키지에는 수출컨설팅, 제품개발, 수출준비 등 3개 사업에 8개 메뉴다. 여기엔 포장 디자인 개발이나 해외인증 등록, 홍보 콘텐츠 제작 등 수출 준비단계의 과정을 지원한다. 수출 고도화 패키지에는 실제 해외 수출과 연계된 사업 5개와 15개의 메뉴가 포함돼 있다. 시장개척을 위한 현지 시장조사나 개별 박람회 참가 및 바이어 초청, 해외 판촉, 미디어 및 소비자체험 홍보 등이 수출 고도화 패키지에 해당된다. 

이와 별도로 수출 초보기업의 연속 지원제도를 통해 사업의 효과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됐다. 이는 올해 선정 1년차 기업이 핵심성과지표(KPI) 달성 및 배정예산 100%를 집행할 경우 다음해 사업에 연속 선정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정부의 수출지원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연속적인 지원을 통해 실제 수출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정부는 이 사업으로 수출 전문가와 참가기업의 1:1 연계와 밀착 지원으로 역량 강화에 나서는가 하면 사업 참여 업체의 의견수렴을 통해 수시로 예산을 조정하고 지원조건을 완화하는 등 수출 애로 해소에도 나섰다. 그 결과 올해 사업에 참여한 46개 업체의 수출실적이 1억6200만달러를 달성해 전년 대비 20%가 늘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사업의 영역을 허물어 참여 업체의 선택의 폭을 넓힐 예정이다. 수출 초보 패키지와 수출 고도화 패키지의 사업 메뉴 구분을 푸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동안 포장 디자인 개발은 초보 패키지에만 해당됐고, 해외 판촉은 고도화 패키지에만 해당됐지만 이 제한을 풀어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동안 오프라인의 소비자만 대상으로 지원한 소비자 체험행사도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온라인까지 확대하는 등 2022년 우수 농식품 패키지 지원사업은 더욱 진화할 예정이다. 
 

#해외 인증등록 지원사업

수출 예정업체도 지원 대상
심사·등록비, 해외 실사비 등 
취득·연장 소요비용 70% 지원
올 연말까지 555건 지원 예정


해외 인증등록 지원사업은 농식품 수출확대에 필요한 해외 인증의 등록과 취득을 지원해 국내 수출업체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원 대상은 농산물 및 가공식품을 생산 또는 수출하는 업체다. 수출이 예정된 업체도 사업 대상에 포함된다. 해외 인증 취득과 연장에 소요되는 비용의 70%가 지원된다. 구체적인 지원 내용으로는 심사비 및 등록비, 해외 실사비, 제품 분석비 등의 인증 비용과 통·번역비, 컨설팅비, 예비심사비, 교육비 등의 대행비가 지원된다. 인증 대상도 할랄(Halal), 국제식품안전협회(GFSI) 승인 인증, 미국 식품의약국(FDA), 해외 유기 인증, 코셔(Kosher) 등 농식품 수출확대를 위해 요구되는 대부분의 해외 인증이다.

정부는 올해 해외 인증등록 지원사업을 수출실적 성과 중심의 사업체계로 전환해 실제 수요업체를 우대 지원하는 평가방식으로 개선하면서 수출과의 연계성 강화에 중점을 뒀다. 이에 따라 지원 연도를 포함해 2년 내 수출실적이 없을 경우 차기 연도 사업신청을 제한하는 등의 사후관리를 강화했다. 

그 결과 올해 11월 기준 409개 선정업체의 수출실적이 10억1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0% 신장했다. 또한 식품안전 관련 인증 318건의 취득을 지원해 안전한 먹거리 제조 환경 조성에도 이바지했다. 정부는 연말까지 할랄, 미국 FDA 등 12종류 이상의 해외 인증 555건의 취득 및 등록을 지원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인증에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이 대행기관 선택을 쉽게 하거나 양질의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우수 대행기관의 정보를 제공해 사업의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현장 반응은 / 농업회사법인 북하특품사업단(주)     
“장류·장아찌 수출액, 1년 사이 10배 껑충”

전문가 통해 시장동향 파악 빠르게
해외 바이어 초청수출물량 확대 직결

북하특품사업단은 올해 장류 등의 제품 150만달러를 미국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사진은 정병준 대표.
북하특품사업단은 올해 장류 등의 제품 150만달러를 미국에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사진은 정병준 대표.

지난해까지 15만달러에 불과하던 수출액이 올해 150만달러로 예상돼 놀라운 성과를 거두는 기업이 있다. 10배에 달하는 수출액을 1년 만에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해외 바이어와 직접적인 대면이 힘들어진 코로나19 상황에 이뤄내 쾌거임이 분명하다. 바로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장류와 장아찌를 생산하는 농업회사법인 북하특품사업단(주)(이하 북하특품사업단)의 얘기다. 

북하특품사업단이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정병준 북하특품사업단 대표는 “정부의 우수 농식품 패키지 지원사업 덕분이다. 수출에 필요한 항목이 명확했고, 사실상 (수출지원 내용이) 다 포함돼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병준 대표가 우수 농식품 패키지 지원사업에서 가장 도움을 받은 항목은 ‘수출 전문가(마스터)를 통한 1:1 매칭’과 ‘해외 바이어 초청’이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수출 전문가를 별도로 채용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출 전문가의 도움으로 해외 정보도 잘 알고, 시장동향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병준 대표는 “(많은 도움을 요청해서) 수출 전문가께서 많이 힘드셨을 것이다. 돈을 떠나서 인력이 한명 지원되는 느낌이어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북하특품사업단은 지난해 15만달러를 수입했던 미국 바이어와 올해 연말까지 150만달러 수출이 계약돼 있다. 1년 만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한 정병준 대표의 얘기다. 

“우수 농식품 패키지 지원사업에 해외 바이어 초청 항목이 있어요. 이 항목을 활용해 올해 미국 바이어를 2번 초청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북하특품사업단 이름보다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이름으로 초청을 하니까 공신력도 높아졌어요. 2~3일 동안 현장도 보여주고, 제품도 설명하니 바이어가 적극적으로 바뀌더라구요. 그러면서 수출액도 늘었습니다. 올해는 이 바이어를 통한 수출이 사실상 전부예요.”

북하특품사업단은 그동안 수출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이유는 전통식품의 국내 수요와 공급이 모두 줄어들면서 시장 확대를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의 해외시장 진출도 가속화됐지만 북하특품사업단은 나름의 전략이 있었다. 바로 ‘한국의 전통방식을 고수하면서 100% 한국 원재료를 사용한다’는 신념이다. 이 신념이 가능했던 이유는 콩과 고추 농사를 짓는 지역의 어르신 8가구 14명과 계약재배를 통해 안전한 원료를 확보하면서 대기업은 할 수 없는 한국만의 전통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해 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외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ISO22000, FSSC22000 인증, 논지엠오(Non-GMO), 비건(Vegan) 인증 등 기업 인증만 10개가 넘고, 제품 인증은 무려 60개가 넘는다. 현재 할랄(Halal) 심사를 앞두고 있으며, 내년엔 코셔(Kosher) 인증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제품의 가격을 일정하게 고수하는 전략도 해외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제품이 팔리지 않으면 가격을 낮추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폐기를 하더라도 가격을 내리지 않다 보니 해외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받게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준비와 실력이 쌓이면서 정병준 대표는 전통절임식품 분야 명인에 지정됐다. 그는 이 분야 최연소 명인이다. 그의 앞으로 계획은 단순하면서 명확하다.

“국내나 해외 마케팅도 지금처럼 꾸준히 해 나간다면 실력이 늘 것 같아요. 지금 해외 수출 전략을 특정 도시에 한인이 10만명 이상 거주하는 국가를 목표로 삼고 있는데, 이곳에서 제품의 인기가 있으면 세계화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같아요. 북하특품사업단 단원들과 최대한 노력해 이 목표를 이룰 계획입니다.” <끝>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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