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미 농촌진흥청 농업환경부장

[한국농어민신문] 

기후변화·지방소멸 등 많은 도전에 직면
농촌재생·사회생태시스템 회복 모색
지식·기술 공유, 건강한 농업환경 조성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Tiger or Cat’을 2022년 트렌드 키워드로 제안했다(김난도 외, 2021). 호랑이가 될 것인가? 고양이가 될 것인가? 그만큼 우리는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최근 일상회복에 대한 시험과정도 순조롭지는 않다. 2022년 우리에게는 여전히 많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농촌과 농업도 기후변화, 환경보전, 지방소멸과 같은 많은 도전에 직면해있다. 농촌진흥청에서 사람과 환경 중심으로 농촌과 농업 문제를 연구하는 부서는 국립농업과학원 농업환경부이지만, 우리 국민 모두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라는 점에서 2022년 화두를 ‘ROCKET’으로 정해봤다.

‘Resilience to social-ecological systems’ 회복력, 재생을 의미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람이 사는 사회와 생태계의 융합적인 순환과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사회생태시스템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시키고 기후변화 등 생태계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함으로써 지역사회의 회복과 미래지향적 탄성을 확보할 수 있다(전진형, 2016). 이는 민주사회로 이행, 소비사회로 진입, 디지털로의 전환, 대중문화의 확산 등의 변화 속에서 중요한 지향점이 돼야 한다. 지방소멸에 대한 우려가 높은 이 때 농촌재생, 일상의 회복을 포함해 우리 사회 기준과 시각을 바꾸는 변화는 농업·농촌의 장점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

‘Organic farming for social-ecological innovation’ 유기농업을 통한 생태 순환적 농업과 소비자의 건강까지 연결은 사회생태시스템의 회복력을 위한 수단이자 가치다. 지난 12년간 국제유기농기술혁신상(OFIA) 수상자들의 활동을 통해 유기농업은 사회의 변화와 혁신을 지지하고 공정하고 배려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줬다. 농촌진흥청은 향후 5년간 333억을 투자해 유기농업 연구를 확대한다.

‘Carbon neutrality’ 탄소중립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은 어느 한 국가만의 몫은 아니다. 농업분야는 적정한 식량생산이라는 인류생존의 중요한 임무를 부여받고 있지만, 탄소감축 책무로부터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농촌진흥청은 농축산부문 탄소 배출계수뿐 아니라 흡수계수를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감축기술을 개발해 영농현장에 실용화하기 위한 로드맵을 작성 중이다. 정부 목표에 상응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이행과정에 다양한 전문가, 지자체, 농업인단체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Knowledge Sharing Economy’ 지식과 기술의 공유다. 농업기술과 데이터의 적극적인 개방과 공유를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기여한다. 특히 청년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결합해 농업의 수준을 몇 단계 높이기도 한다. 이는 2022년 트렌드에서 제시한, 자기만의 방식으로 소득원을 찾는 머니러시, 복잡한 단계를 거치지 않고 개인들이 바로 디자인과 생산, 판매까지 하는 라이크커머스, 비전과 세계관을 담고 있고 의미 있게 구조화하는 브랜딩이나 마케팅 하는 내러티브자본 또는 득템력(Gotcha Power)과 연관된다. 자신의 아이템을 얻는 과정까지 중요하게 여기면서 이것이 또 하나의 재테크가 되는 현상, 농업은 이 부문에서 매우 풍부한 자원을 제공하며, 토양과 기상 등 다양한 데이터의 보고이다.

‘Environmental conservation’ 건강한 농업환경이다. EU는 농업환경 보전 프로그램을 토대로 지역사회 활력을 함께 도모한다. 일본의 의사들은 흙과 사람의 건강 관련성을 연구한다. 우리나라도 건강한 삶은 건강한 농업으로부터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치유농업법이 올해부터 시행됐다. 2022 트렌드에서 제시한 일상의 유지와 회복(바른생활 루틴이), 개인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새롭게 연결되는 방식(나노사회), 시골풍의 투박하고 소박한 삶, 농촌에서 힐링 공간을 찾아가는 러스틱 라이프, 즐겁게 건강관리를 하는 삶의 양식(헬시플레저)과 연결된다. 농업환경의 건강이 바로 국민의 건강이다. 농업환경연구는 현재 환경보전 프로그램을 지역에서 쉽게 실행하도록 돕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치유관광 등 치유농업의 확산과 정착을 위한 연구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일 예정이다.

‘Tailored solution’ 많은 정보와 기술도 고객의 손끝에 닿아야 한다. 기술을 개발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개발한 기술이, 연구결과가 문제를 해결 했는가 이다. 이는 2022년 트렌드에서 가상공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실재적인 경험과 공감의 구현하는 ‘실재감테크’와 관련된다. 기술개발과 연구는 가상공간이 아니다. 고객의 실제 문제를 해결했는가, 고객이 만족할 만한 상태로 바뀌는 데 기여했는가가 연구의 종결점이다. 그리고 고객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고객 관점에서 필요한 정보가 종합적으로 서비스돼야 한다. 따라서 농촌진흥청도 고객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도록 통합서비스를 구축해 갈 예정이다.

2022년 농업환경의 화두가 ROCKET인 이유는 28년 전에 도전적으로 설계한 누리호처럼 장기적 안목으로 계획하고, 모두 협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패도 성공의 한 걸음처럼 난관을 뚫고 도전적으로 나아가는 한 해가 되기 위해 연구자뿐 아니라 농업계도 국민도 함께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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