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연간 1200톤 씨감자 생산
‘수미’ 벗어나 품종 다양화 모색
단오·백작·왕산 등 신품종 개발

권혁기 왕산종묘 대표는 다양한 감자 품종을 농업현장에 공급하기 위해 씨감자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권혁기 왕산종묘 대표는 다양한 감자 품종을 농업현장에 공급하기 위해 씨감자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농부는 굶어 죽어도 종자는 가슴에 안고 죽는다.”

권혁기 왕산종묘 대표는 자신의 농사철학을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2019년 제28회 대산농촌문화상 농업경영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권 대표는 “앞으로도 꾸준히 씨감자 분야를 연구해 농민들에게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세계적으로 심각한 기아문제도 해결하는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강릉농고를 졸업한 후 왕산면 대기리에서 감자 농사를 시작한 권 대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품종이 변화된 기후와 토양에 적응하지 못하고 약해지는 것을 느껴 직접 씨감자 개발에 나서 지금에 이른 것이다. 현재 29만7000㎡의 농경지에서 연간 1200톤 정도의 씨감자를 생산해 전국에 공급하고 있다.

40년간 감자를 생산하며 연구해온 권 대표는 13개 품종의 씨감자를 생산하고 있다. 단오, 백작, 왕산 등 새로운 품종의 감자를 직접 개발하기도 했다.

권 대표는 “국내 감자 시장은 ‘수미’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해 품종 다양화가 시급했다”며 “1845년 시작된 아일랜드 감자 대기근도 소수 품종만 재배했기 때문에 발생한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종자 역할을 하는 씨감자 연구를 통해 다양한 품종을 제공한다면 감자 수급 조절의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해 본격적으로 씨감자 재배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장남으로 태어난 권 대표는 강릉농고를 졸업한 뒤 어려운 형편으로 대학 진학 뜻을 접고 곧바로 감자 농사를 짓던 아버지와 함께 일했다. 2009년 강원농업마이스터대 감자학과를 찾으면서 권 대표의 본격적으로 씨감자 공부가 시작됐다.

고랭지농업연구소 감자팀과 강릉원주대 생명과학대를 찾아가 육종 기술 등을 배우기도 했다.

그는 “탄탄한 이론이 뒷받침될 때 풍부한 현장 경험이 제대로 빛날 수 있다는 걸 느꼈다”며 “감자는 배울수록 어려운 분야가 새롭게 등장하기 때문에 수시로 관련 기관을 찾아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기 대표는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갈수록 오히려 감자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발전할수록 감자 소비량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예측했다.

권 대표는 농학석사 출신인 딸 권세휘 씨에게 후계수업을 시키며 씨감자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문의 010-7346-8877

강릉=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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