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곡교천 야생 원앙 확진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가축방역 상황회의를 개최, 방역조치를 대폭 강화했다. 사진은 김현수 중수본부장 주재로 2일 진행된 방역회의 모습.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가 가축방역 상황회의를 개최, 방역조치를 대폭 강화했다. 사진은 김현수 중수본부장 주재로 2일 진행된 방역회의 모습.

가금농장 방사사육 금지
육용오리 일제출하 당일로
검출지역 통제초소 운영 
철새 도래지 주변 소독 등


야생조류에서 잇달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이 나오며 가금 농가가 긴장 속 방역에 매진하고 있다. 방역당국에서도 위기 대응을 심각단계로 격상하며 방역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에 따르면 충남 천안시 곡교천에서 포획한 야생조류 원앙을 정밀 검사한 결과, 1일 H5N1형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 국내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건 지난 3월 30일 이후 7개월 만이다. 이어 지난 3일엔 전북 부안군 고부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AI로 추가 확진됐다. 중수본은 고병원성 AI 확진 이후 위기단계를 심각단계로 격상하고, 전국 가금농장에 대한 방사사육 금지와 정밀검사 강화 조치를 시행했다.

2일과 4일 진행된 긴급 가축방역 상황회의에선 올겨울 고병원성 AI가 확산할 우려가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유럽에선 최근 국내외에서 발생한 H5N1형 외 H5N8, H5N5 등 6종의 다양한 AI가 발생했고, 과거 사례로 볼 때 다양한 형태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이날 전문가들은 포획시료의 감염률이 낮고 항체가 모두 음성인 것으로 봐 최근 감염된 것으로 추정함과 동시에 국내 도래한 감염된 철새로부터 2차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다른 지역도 오염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중수본은 위기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1일부로 사육 가금이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야생조류와 접촉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전국 가금농장을 대상으로 방사사육이 금지됐다. 방역에 취약한 오리농장과 계류장의 가금에 대한 일제검사와 모든 가금에 대해 도축장 출하전 검사도 실시한다. 육용오리의 일제 출하기간을 기존 3일 이내에서 당일 출하 원칙으로 단축해 운영하고, 전국 거점 소독시설과 통제초소 관리, 종오리·부화장 방역, 철새도래지 출입통제 등 방역 관리에 대해서도 일제 점검 한다. 

검출지역에선 통제초소 설치·운영, 반경 500m 내 사람·차량 출입금지 명령을 시행하고 축산차량과 관계자뿐만 아니라 일반인 출입도 제한한다. 또 발생지역 10km 내 방역지역 가금농장에 대한 예찰·검사, 소독을 강화해 가금농장에 대한 일제검사와 매일 전화예찰을 실시하고, 철새도래지 주변 도로와 농가 진·출입로 등에 대해 매일 소독도 추진한다. 

김현수 중수본부장은 “과거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항원이 검출된 해에는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던 만큼 농장 및 유관기관 관계자들의 초기 예방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2016~2017년과 2020~2021년 고병원성 AI로 인한 피해가 막심했던 가금농가들은 올해 방역시설에 집중 투자했다. 농가들은 예전 사례에 비춰볼 때 향후 3주가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보며 방역에 매진하고 있지만,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사례가 잇달아 나오며 긴장감도 최고조에 달해 있다. 

안두영 대한양계협회 채란위원장은 “지난겨울 고병원성 AI 확산과 대규모 살처분 이후 올해 농가들은 방역 시설에 상당히 투자하는 등 방역에 매진해왔다. 하지만 최근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가 잇달아 확진되며 농가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는 등 우려가 크다”며 “앞으로 3주가 최대 고비라고 보며 철저한 방역 속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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