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외국인등록번호 없어도
임시관리번호 발급 땐 가능
한돈협회, 적극 홍보 나섰지만 
미숙지 보건소 등 농가 답답  

18~49세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예약이 8일부로 시작됐고, 26일부턴 순차적으로 접종도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한 농가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외국인등록번호가 없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보건소에서 임시관리번호를 발급받는 등 지역에서 대응해야 하지만 이 내용을 잘 모르는 보건소와 지자체가 있다는 것. 인력 부족 현상이 현재 산지에서 계속되고 있어 외국인 노동자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 사실상 농사 자체가 중단될 수 있는 농가들엔 외국인 노동자의 백신 접종이 상당히 중요하다.

질병관리청과 축산단체 등에 따르면 8월 이후 예방접종 계획엔 18~49세 국민은 물론 국내 거주 외국인도 포함돼 있다. 대다수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 나이대로, 국민건강보험 미가입자 중 외국인 등록번호가 없는 외국인은 보건소에서 임시관리번호를 발급받아야 접종이 가능하다. 등록번호가 있는 외국인은 지역 보건소나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해야 한다. 대한한돈협회를 비롯한 농축산관련 단체에선 이 같은 내용을 회원 등 일선 농가에 알리고 있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접한 농가들이 다시 관련 단체에 재문의를 해오고 있다. 지역 보건소에 임시관리번호 발급 등을 문의해도 모르는 곳이 많다는 것. 실제 지역의 한 보건소에 문의한 결과 그 관계자는 “미등록 외국인 신청에 대해 처음 알았다. 한번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일손이 부족한 현재 산지에선 중요 관심사다. 만일 외국인 노동자 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 경우 사실상 농장이 멈출 수도 있을 것으로 농가들은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백신 접종이 신속히 이뤄지면 외국인 노동자 고용도 더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하는 측면도 있다.

강원도 A지역의 한 양돈 농가는 “현재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운 상황에 만일 외국인 근로자 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농장은 사실상 올스톱 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보건소에 문의하니 처음 들었다고 하고, 지자체에서도 관련 내용을 모르고 있는 데다 질병관리청도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축산단체 한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코로나19 백신접종 계획을 지역 관련 지부와 농가 등에 알리고 있는데, 그 이후 지역 보건소와 지자체에서 내용을 몰라 접종할 수는 있느냐는 문의가 우리에게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며 “농민들에겐 외국인 노동자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상당히 중요해 이번에 접종을 못하더라도 미숙한 부분에 대한 조처를 한 뒤 접종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청 접종기획팀에 관련 내용을 문의하기 위해 9일 오후 여러 차례 전화했지만, “모든 내선이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다음에 다시 전화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자동음성과 함께 계속해서 전화가 끊기는 등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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