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강원 노지 성출하기 맞았지만
소비 부진에 가격 폭락
210톤 산지폐기 소식 전해져
온라인서 완판, 추가 폐기 막아

거리두기 등 식자재 소비 급감
예년 수준 가격 회복 어려울 듯

가격 폭락으로 산지폐기에 들어간 애호박이 온라인 특판 등으로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있지만 소비 부진 여파로 시세는 여전히 평년가격을 밑돌고 있다. 식자재 소비가 살아나야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예년 수준의 가격을 회복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7월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애호박 평균가격은 9609원(상품 20개)으로, 전년 동기 1만6675원, 평년 1만3419원 보다 각각 42.4%, 28.4% 하락했다. 강원 지역 노지 애호박이 성출하기를 맞았지만, 소비 부진으로 가격이 폭락한 것. 

애호박 가격 폭락으로 지난달 말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에서는 애호박 산지폐기가 진행됐다. 지금까지 약 210여톤의 물량이 산지폐기 됐고, 화천군은 택배비 지원을 통해 온라인 특판에 나서기도 했다. 다행히 농민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판매 물량이 품절됐으며, 추가 산지폐기를 막을 수 있었다. 

화천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화천군 쇼핑몰 등을 통해 총 141톤, 1만7672 상자 분량의 애호박이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화천군 간동농협 관계자는 “산지폐기와 함께 택배 판매를 진행해 그나마 2500원(8kg) 수준이었던 가격이 5000~6000원은 간다”며 “가격은 어느 정도 회복 했지만 여전히 생산비 수준 이하고, 한창 가격을 잘 받아야 할 시기에 이렇게 돼 농가들로서는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연호 한국농업경영인 화천군연합회 간동면회장은 “산지폐기는 생산량이 많을 때 있어왔던 일이지만 올해는 소비가 너무 안 되고 있어 산지폐기를 해도 가격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며 “날씨가 좋아 물량도 많이 늘었지만,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식당 소비가 전혀 안 되고 있고, 방학 기간이라 학교급식으로 나가는 물량도 없어 더 어려운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가락시장 애호박 평균 거래가격은 1만6000원 선(상품 20개). 7월 평균가격이 1만원에도 못 미친 것에 비하면 가격이 다시 반등한 상황이지만, 여전히 평년가격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가락시장 애호박 평년 8월 평균가격은 2만1256원. 

가락시장 도매법인 경매사들은 애호박 가격이 반등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이호승 중앙청과 경매사는 “애호박 2000원에 팔면 출하주 통장에 입금될 것도 없고, 낮에는 뜨거워 새벽에 일어나 호박을 따는데 최근에 가격이 너무 안 나와 면목이 없었다”며 “다만 최근 반입량이 줄면서 인큐베이터 호박 2기작이 나오는 8월 20일 전까지는 어느 정도 시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상돈 한국청과 경매사는 “산지폐기를 할 때보다는 시세가 나아졌지만 앞으로 가격이 뚜렷하게 좋아질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며 “일단 식자재 등 식당 소비가 살아나야 하는데 거리두기 4단계 이후 식당이 영업을 안 하니까 힘든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애호박은 2~3일 안에 소비를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무르거나 품질이 변질 된다”며 “중도매인들이 사서 빨리 빨리 소비시켜야 하는데 지금은 덜 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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