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가락시장 채소 경매장에 ‘점포통로협소, 지하층 미건설 시설현대화 반대한다’는 (사)한중연 서울지회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가락시장 채소 경매장에 ‘점포통로협소, 지하층 미건설 시설현대화 반대한다’는 (사)한중연 서울지회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통로 확충·경매장 2층 배치 등
중도매인들, 설계 수정 요구

추가사업비만 1500억 달해 
사업 주체 서울시공사 ‘난색’

가락시장 도매권 2공구(채소1동 및 수산동) 시설현대화 사업이 마찰을 빚고 있다. 설계단계에서 점포 통로 협소 등의 문제로 중도매인들이 2공구 시설현대화 사업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 

(사)한국농산물중도매인조합연합회(이하 한중연) 서울지회는 최근 가락시장 곳곳에 ‘점포통로협소, 지하층 미건설 시설현대화 반대한다!’ ‘영업의 사각지대로 몰아가는 재건축은 반대한다!’ ‘1층 같은 2층 되도록 고가진입로 추진하라!’는 등의 플래카드를 걸었다. 

가락시장 시설현대화 과정에서 설계된 중도매인 점포 사이 통로가 영업을 하기엔 너무 좁다는 것. 현재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이하 서울시공사)는 중도매인 점포 통로 폭을 가로 5m 세로 6m로 설계해 놓은 상태다. 이에 현재 1층에 설계돼 있는 경매장을 2층으로 올려 1층 중도매인 점포 사이 통로를 넓히고, 2층으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고가도로를 별도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엄주헌 한중연 서울지회장은 “잘 알다시피 도매법인들은 집하를 하지만 중도매인들은 분산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예산을 갖고 설계를 끼워 맞추니 문제가 있는 것이다”라며 “시간이 더 걸리고 타당성 검사를 다시 하더라도 시장다운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요구”라고 밝혔다.

그는 “물류 흐름이 빨라야 하는데 지금도 한창 바쁜 시간에는 전동차들이 이쪽저쪽으로 움직이며 복잡하다”라며 “그런데도 공사는 일정만 강조하며 유통인들의 요구를 제대로 듣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설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는 서울시공사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신장식 서울시공사 현대화사업단장은 “중도매인조합 요구는 경매장을 2층에 배치하고 1층은 중도매인 점포로 다 쓰겠다는 것인데, 전체 경매 물량을 2층으로 올렸다가 다시 1층으로 내려 분산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말이 안 되고, 2층에 경매장을 배치하게 되면 추가 사업비가 1500억원 정도 더 들어가면서 타당성 조사도 다시 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현대화사업이 중단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다만 “통로 확대 문제는 중도매인 점포를 2층으로 추가적으로 좀 더 올리면 통로 공간이 좀 더 확보될 수 있어 그런 부분을 대안으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당초 서울시공사는 올해 6월 말까지 도매권 2공구 사업 관련 협의를 마친다는 계획이었다.

신장식 단장은 “50회 가까이 공식·비공식으로 협의를 이어왔고, 도매권 2공구 설계추진협의회에서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 “그러나 당장 협의회를 열 계획은 없으며 최대한 기다리면서 성실하게 협의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