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평창 진부면에서 한 농민이 배추 상차작업을 하고 있다. 현장 농민에 따르면 가격 폭락과 함께 인건비와 자재비 등은 모두 올라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평창 진부면에서 한 농민이 배추 상차작업을 하고 있다. 현장 농민에 따르면 가격 폭락과 함께 인건비와 자재비 등은 모두 올라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전년대비 최대 83% 하락
인건비 등 생산비 급등 불구
출하비용도 간신히 건질 판

유통공사 저장시설 못구한 탓
수매 비축작업도 차질 ‘분통’

"코로나19로 상인들을 비롯한 취약한 계층의 국민들이 살기 어렵다고 난리지만 우리는 매년 이보다 더 지독한 전쟁을 치릅니다." 7월 22일 강원도 대표적 고랭지채소 생산지역인 평창군 진부면에서 만난 이모 씨는 “해마다 반복되는 여름 배추의 가격 변동이 사람을 지치게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계층이나 산업분야는 정부에서 관심라도 갖고 특별재난금을 지원하는 등 구제책을 마련하지만 자신과 같은 고랭지채소 농업인들은 아예 관심에서도 멀어져 있다고 한탄했다.

7월 23일 가락시장에서 배추 경매가격은 10kg 한망에 상품은 3880원, 보통은 2008원, 하품은 66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상품 63%·보통 68%·하품은 83%나 하락한 가격이다. 배추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것이다.

10kg 800망 한 차를 출하하기 위해서는 작업비와 운임, 수수료 등 총 15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지금 수준이면 상품과 보통은 어렵게 출하비용을 맞추고 하품은 100만원 정도 손해를 봐야한다. 직접적인 생산비 160만원은 아예 생각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800망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300평 정도의 농지가 필요하며 생산비는 19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최근에는 토지 임대료와 인건비, 농자재 값이 크게 올라 생산비도 크게 올라간 상황이다.

특히 올해 코로나19로 외국인 근로자 입국에 어려움이 따르며 농촌 인건비가 크게 올라 여성이 13만원, 남성도 15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만원 정도 올랐으며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7월에는 폭염이 계속되면서 5일마다 칼슘 등 영양제를 살포해야 하는데 3000평에 13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중간상인들과 거래도 되지 않아 농업인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올봄에 진부면에서 1만5000평의 배추밭을 사들인 중간상인 박모 씨는 어렵게 출하비용 정도를 건지는 수준에서 작업을 끝내고 다시는 사지 않고 있다. 초반기에 밭에 있는 배추를 사들인 중간상인들도 가격하락으로 손해를 보면서 함부로 덤비지 못하는 것이다.

농업인들과 중간상인들은 정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미숙한 일처리로 수급이 더 꼬이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부는 aT를 통해서 배추 1만톤과 무2000톤을 수매해 비축하기로 결정하고 작업에 들어갔지만 창고 등 기반시설을 확보하지 못해 50% 정도에 그치고 있다.

현장농업인들은 “과잉 생산과 소비 둔화로 고랭지 농업인과 중간상인들이 파산 직전에 몰리고 있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위기의식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주문했다.

평창=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