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환 한국농어촌공사 환경지질처장

[한국농어민신문]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위기는 평균 기온 상승과 더불어 집중호우, 가뭄, 폭염 등과 같은 극한 기상 현상을 자주 발생시키고 있다. 2020년 여름철에는 54일간의 강수가 이어지면서 역대 2위 누적강수량 920mm를 기록했고,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해 저수지 제방 붕괴, 농경지 침수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규모 5.0 이상의 지진(포항, 경주)이 발생함에 따라 농업기반시설에 대한 내진보강 대책 수립 등 안전성 확보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이제 기후위기와 지진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삶의 일상적인 위험이다. 이에 따라 자연재해 발생 시 인명과 재산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 ICT 기반 첨단기술을 활용한 사전 안전관리체계를 더욱 확대,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가 대두되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공사관리 저수지 3,400개소에 대해 스마트 유지관리 체계의 확대ㆍ구축을 통해서 재해예방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ICT 기반 재해예방계측사업은 자연재해 시 수리시설물에 미치는 지진영향, 제방누수, 제방사면변위에 대하여 자동계측을 통해 예경보를 실시하는 사업으로, 국고 1434억원을 투입하여 2029년까지 계측기를 확대·설치할 계획이다.

지진발생시 지진파가 저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관측하는 지진가속도계측은 총저수량 500만㎥ 이상의 공사관리 대규모 저수지 74개소가 설치 대상으로 현재 72개소에서 실시간 지진가속도를 관측하고 있다. 국내에서 규모 3.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재해예방계측 관리시스템”에서 자동 작성된 지진계측 신속보고서가 시설물관리자에게 경보문자 발송되어 긴급점검 실시 등으로 지진재해에 대응하고 있다.  

저수지 누수가 심각해지면 붕괴에 이르기도 하는데 이러한 누수현상을 실시간 관측하여 자동으로 예경보하는 재해예방계측 관리시스템도 구축되어 있다. 총저수량 30만㎥ 이상의 공사관리 저수지 1142개소를 대상으로 하는 제방누수계측은 2003년부터 설치하여 현재 301개소에서 계측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농업용 저수지 관리계획(농식품부, 2020) 및 한국판 뉴딜(2020)에 따라 2029년까지 매년 100∼200개소씩 확대·설치할 계획이다.

한편 총저수량 30만㎥ 미만의 소규모 저수지(2,191개소)에 대해서는 2020년 IoT 기반 제방변위계측사업을 통해 우선 136개소의 저수지에 계측기를 설치하여 제방사면변위에 따른 위험 예경보로 재해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 저수지 규모에 따라 서로 다른 목적의 계측기가 설치되어 있으나 더욱더 위협적인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농업용 저수지에는 제방변위계측기를 포함한 다양한 재해대응 계측기를 추가 설치하여 복합적인 재해예방 추진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국민생명 보호와 재산피해 최소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민의 관심과 정부의 지원이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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