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서상현 기자] 

국산 국화 ‘백강’이 상품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국산 국화 ‘백강’이 상품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꽃 대형 크기로 둥근 모양
절화 수명 3~4주로 길어
상품화 비율 높아 주목
일본품종 ‘신마’ 대체 기대

“흰녹병에 강해 1년 내내 병 걱정 없이 재배할 수 있고, 꽃이 예쁘고, 생명력이 길어 상품화되는 비율이 높다.” 전북 전주에서 국화 ‘백강’ 품종을 재배하는 국정호 씨의 설명이다. 그는 2020년 15만 송이를 생산해 6000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농촌진흥청이 육성한 백색 스탠다드 국화 품종인 ‘백마’가 일본 소비시장 공략에 성공한데 이어 이번에는 ‘백강’ 품종이 국내 소비시장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백강’은 2015년 육성한 백색의 대형 스탠다드(한 줄기에 한 송이 꽃을 피우는 국화) 국화로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한 흰녹병 저항성 품종이다.

국산 국화 품종인 ‘백강’은 빛 조절이 없는 자연일장에서 10월 하순에 개화하는데, 꽃의 크기가 13.4±0.8㎝로 대형이다. 꽃잎 수는 277.9±13.2매이며, 꽃잎 수가 많아 꽃의 중심이 비는 노심현상이 없고, 소비시장에서 선호하는 둥근 모양을 띠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꽃잎이 단단하고, 잘 빠지지 않아 수송성이 좋으며, 절화의 수명이 3~4주로 일반 국화 2주보다 길다. 줄기는 단단하고 강하며 측지(곁가지)수는 10~12개로 중간 정도인 품종이다.

국화재배 시 가장 큰 골칫거리는 흰녹병이다. 흰녹병은 잎 뒷면에 사마귀 모양의 흰색 돌기가 생기고, 옆은 갈색으로 변하며, 잎 앞면에 활색 점무늬가 생기는데 ‘백강’은 흰녹병에 강한 저항성을 띤다. 따라서 약제사용량을 30% 정도 줄일 수 있는데, 10a당 63만6000원 가량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대형 국화시장은 일본 품종인 ‘신마’와 ‘백선’이 8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데, 앞으로 ‘백강’이 ‘신마’를 빠르게 대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크다. ‘백강’은 2018년부터 화훼농가에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해 2019년 5만본, 2020년 48만본이 생산됐다. 올해는 전북 전주와 진안, 경남 창원, 부산 등지의 2.95ha에서 재배돼 100만본 이상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내 유통시장에서도 높은 경매가로 거래되는데, 2020년 평균 경매가가 1속(20송이)에 6921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국화 주 소비자인 화훼중도매인과 화환업체를 대상으로 시장성을 평가한 결과, ‘백강’은 꽃의 크기와 모양, 색, 자른 꽃 수명 등이 우수하다는 평가였다. 또한 일본 품종인 ‘신마’를 대체할 가능성도 89%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둥근 모양에 꽃을 오래 보길 원하는 우리나라 소비자 기호에 맞고, 꽃이 튼튼해 수송과 유통하기에도 좋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정호 씨는 “‘백강’이 ‘신마’보다 재배기간이 1개월가량 짧고, 병해충 방제비용을 줄일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면서 “앞으로 많은 국화재배농가에서 ‘백강’에 관심을 가질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국산 국화보급률은 2011년 20.2%에서 꾸준히 상승해 2020년에는 33.1%까지 높아졌다. 또한 2004년 육성돼 2007년부터 일본으로 본격 수출된 ‘백마’는 2020년 기준 수출량은 2438만1000본, 수출액은 1478만2000달러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정재아 농촌진흥청 화훼과 농업연구사는 “‘백강’은 국화 주 소비층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만큼 내수시장 공략을 위해 보급을 더욱 확대하고, ‘백마’는 일본수출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소비자가 선호하고, 내수와 수출시장 모두에서 통할 수 있는 고품질의 국화 품종을 개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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