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한국농어민신문] 

기업의 사회공헌과 동반성장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ESG’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단어로 사회공헌 활동이 기업의 경영뿐 아니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행위가 던지는 핵심 메시지는 세계적인 마케팅의 대가 필립 코틀러 교수의 말처럼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이제는 ‘하면 좋은 일’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되었으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지향하는 것이 기업의 중요한 역할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도 눈에 띄게 발전을 이루었다. 최근 전경련에서 발간된 ‘2020 주요기업의 사회적 가치 보고서’를 살펴보면 우리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지출 금액은 2조 9928억원으로 전년대비 14.8%가 증가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질적 측면과 인증제도 대해서는 반성의 시각도 적지 않다.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양적인 측면에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지만, 주요 내용들이 봉사활동, 현금기부 등의 일회성 지원에 치중된 나머지 진정 도움이 필요한 농업인과 국민들의 체감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중 필자가 가장 관심이 갖고 있는 점은 사회공헌활동이 기업과 농어촌간의 다양한 공유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 예로 유명 다국적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사례를 보면, 값싸고 품질 좋은 커피원두를 찾아다니기보다 커피 재배농가에 대한 생산성 향상을 위해 연구센터를 운영하는 스위스 식품기업 네슬레(Nestle), 농기계 대여와 유기농법 교육 등을 통해 매장 주변의 지역농업을 적극 육성하여 판매 농산물의 비용 절감효과를 주고 기업은 이미지 개선에 성공한 월마트(Wal-Mart), 세계 30여 개국의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빈곤 퇴치를 모토로 농업 클러스터를 개발·지원하고 있는 미국의 테크노서브(TechnoServe)등이 그것이다. 

굳이 4차산업 혁명시대, 미래 생명산업으로서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기후변화에 대응한 식량안보’, ‘국민건강과 친환경농업’, ‘지역균형발전과 농어촌개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동반성장’ 같은 중요한 사회적 이슈들과 함께하는 농업·농촌은 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는 매력적인 분야가 아닐까? 

이제 새로운 농업·농촌의 가치를 기업과 국민들이 농촌과 함께 만들어 가는 진일보한 사회공헌활동으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때마침 농촌지역의 인력난이 심화되면서 농번기를 맞아 농가가 깊은 시름에 빠져있다. 영농철 절대적인 인력 자원으로 꼽혀 왔던 외국인들의 입국 제한으로 일손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 국민과 기업이 적극 참여하여 농어업인의 거칠어진 손을 매만지며 적시에 인력을 지원할 수 있도록 인증제도 도입과 확대로 지역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참여하여 서로의 노고를 어루만져 드린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사회공헌’이요, 지역사회와의 ‘화합’과 ‘소통’의 밑거름이 되리라 믿는다.

이제, 우리농촌은 사회공헌활동 실시로 일자리의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수도 있다. FTA 등 시장개방과 고령화 및 인력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촌을 활성화하고 도시와 농촌이 다함께 잘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공헌활동과 인증제도 도입 및 확대에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필자는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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