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연 국립종자원 식량종자과장

[한국농어민신문] 

벼 키다리병은 벼농사를 하는 모든 국가에서 보고되고 있고, 곰팡이균이 원인이며 토양,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특징이 있다. 국제미작연구소(IRRI)에 따르면 키다리병에 감염되면 벼의 수확량이 20% 이상 감소될 수 있다. 또한 질적으로 건전하지 않는 알곡이 생기는 등 피해를 주며, 곰팡이 포자가 논농사 환경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지속적인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전문 학술지에서도 최근에 기후변화와 벼 생산 작기에 따라 키다리병이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병원체의 밀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우리나라도 2000년대 초반 주변 농가의 키다리병 오염으로 채종포까지 키다리병에 감염돼 벼 종자를 생산하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국가에서 보증하는 벼 종자인 보급종은 2020년 1만8692톤을 공급해 37만3840ha 논에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전국 재배 면적 72만7432ha의 51.5% 수준이다. 보급종 벼 종자는 생산단계에서부터 키다리병을 관리한다. 채종포 식물체에서 0.02%만 발견되더라도 그 채종포에서 생산된 종자는 보급종 종자가 될 수 없는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생산, 정선, 공급단계에서 키다리병 등 발생유무를 철저히 검사하고 비중이 낮은 종자는 분리·제거하는 등 국립종자원은 보급종 벼 종자의 품질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업인이 자가 채종, 자율 교환하는 형태로 사용하는 벼 종자가 약38%로 추정된다. 자가 채종 농가는 지속가능한 벼농사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종자의 철저한 소독을 통해 키다리병 등이 문제 되지 않도록 못자리 준비해야 한다. 키다리병에 감염된 벼 종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금물가리기, 온탕소독, 약제소독 등 각 지자체의 농업기술센터에서 안내하는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고 작업을 수행하면 큰 도움이 된다. 보급종 벼 종자는 정밀정선을 통해 정상 낟알보다 작거나 큰 것 제거하고, 비중정선을 통해 정상 낟알보다 무게가 가볍거나 무거운 것 제거하는 과정을 거쳤으므로 소금물가리기를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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