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사진은 지난 21일 완주군 봉동면에서의 후기작 대파 포트작업 장면으로 이 물량은 늦가을 무렵 출하된다. 봄대파 이후 올해 내내 많은 양의 대파가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1일 완주군 봉동면에서의 후기작 대파 포트작업 장면으로 이 물량은 늦가을 무렵 출하된다. 봄대파 이후 올해 내내 많은 양의 대파가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가격폭락에 농가 등 돌려 전례 없는 고단가  
“1단 300~400원 땐 가만있더니”…겨울대파 재배 증가 조짐 걱정


​​​​호들갑스러웠던 대파 이슈는 5월 상순 봄대파의 본격적인 출하를 기점으로 가라앉겠지만 대파 이슈가 이대로 묻혀선 안 된다고 대파 업계는 강조하고 있다. 이번 대파 이슈와 관련 정부와 언론의 행보 등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 많다는 것이다.  

우선 이번 대파 이슈는 사실상 그동안 없었던 사례였다. 지난해 7월까지 8년간 대파와 쪽파 경매를 해오던 최윤준 대아청과 미래전략TFT 차장은 “내가 경매를 한 기간은 물론 이삼십년 대파 농사를 지었던 분들도 이번과 같은 대파 가격 고단가는 처음이었다고 할 정도로 전례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최 차장의 전언처럼 대파 가격이 올해처럼 급등한 해는 없었다. 대부분 평균 가격 이하를 맴돌았고 최근 몇 년간 가격 폭락이 이어졌다. 올해의 가격 급등은 이로 인해 재배 농가가 등을 돌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2020년산 전남지역 겨울대파(2020년 12~2021년 4월 출하) 재배면적은 지속된 수익성 둔화로 지난해와 평년 대비 각각 9%, 3% 줄어들었다. 소비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1%씩 감소 추세다. 이에 산지에선 이번 대파 대란 이슈를 대하는 정부와 언론에 상당한 반감도 지니고 있다. 

한 농가는 “3~4년간 대파 값이 폭락해, 1단에 300~400원 도매가가 나온 적도 있었는데 그때 정부에선 대체 무엇을 했느냐. 대파 홍보 한번 제대로 한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처음으로 이렇게 고단가를 쳤을 때만 그렇게 가격을 떨어트리기 위해 혈안이었고, 그것도 뒷북이었다”며 “하지만 정작 가격은 떨어지지 않고, 언론에서 호들갑만 떨어 대파 소비력만 낮추고 수입 물량만 늘려놨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파트와 자동차와 달리 농산물값, 특히 대파 값은 반드시 가격이 내려간다”며 “고단가인 4000~6000원짜리 대파 1단을 사도 한 가정이 한 달 정도 먹을 수 있는 분량이다. 제발 언론이나 정부에서 농산물값 상승과 관련 아무 것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올해산 대파, 특히 겨울대파에 대한 경고음도 들린다. 가격 급등 속에 지난해 대파 재배를 하지 않은 곳까지 포함해 상당한 양의 대파가 심어질 수 있고, 이미 그런 움직임이 감지된다는 것.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건 농가 피해다. 밭떼기 시점에 가격이 낮거나 낮은 전망이 나오면, 계약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농가가 수확기에 출하까지 담당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겨울대파 가격 폭락 시 이런 경향이 나타났는데, 면적이 크게 증가하는 올해산 겨울대파의 경우 이런 문제가 더 심각하게 불거질 수 있다. 이에 이제 가격 급등이 아닌 '가격 폭락'이나 '생산량 증가에 따른 수급 대책'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만일 내년 이맘때 대파 가격이 폭락하면 정부와 언론에선 어떤 행보를 보일까. 대파 산지에선 올해 기억까지 각인돼 더 꼼꼼히 바라볼 것이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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