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봄대파 주요 산지를 가다 <하>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산지유통인 김진산 씨(사진 왼쪽)와 김진길 씨가 조만간 출하될 대파 생육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이들은 “봄대파 밭이 초록물결로 장관일 이룰 정도로 올해 생육 상황이 상당히 좋다”고 강조했다.
산지유통인 김진산 씨(사진 왼쪽)와 김진길 씨가 조만간 출하될 대파 생육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이들은 “봄대파 밭이 초록물결로 장관일 이룰 정도로 올해 생육 상황이 상당히 좋다”고 강조했다.

최근 기온 올라 출하 빨라지고
면적도 늘어 상당한 양 나올 듯
물대기 등 막바지 작업 한창

정식 후 절반 죽을 때도 있는데
올해 노지는 거의 다 살아있어
잦은 비 등 이상기후는 변수

“장관이지 않습니까.” 

수은주가 30도 문턱까지 오르며 초여름 날씨를 보였던 지난 21일, 봄대파 주요 산지인 전북 완주 봉동면과 전주 전미동 단지에서 만난 산지유통인 김진길(48) 씨는 논에 심어진 노지 봄대파를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이 말은 ‘어느 해보다 생육 상황이 상당히 좋다’는 의미.

김진길 씨는 “보면 알겠지만 밭 전체가 푸르고, 가까이 봐도 무너진 대파를 볼 수가 없다”며 “현재 봄대파 생육 상황은 손에 꼽힐 정도로 상당히 양호하다”고 밝혔다. 

생육 상황이 양호한 데다 최근 기온이 오르며 하우스 대파에 이어 노지 대파도 조기 출하될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기온이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이제 아침 기온도 크게 올랐다”며 “보통 이곳의 노지 파가 5월 15~20일경 출하되는데 올해엔 5월 10일 전후로 출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단수도 상당히 양호한 편. 또 다른 산지 유통인 김진산(52) 씨는 “정식할 때 파를 4~5개 심는데 이 중 절반 이상 죽을 때도 있다. 그런데 대파를 보면 알겠지만, 올해 노지 봄대파는 거의 다 4~5개씩 살아있다”며 “면적도 늘고, 생육 상황과 단수도 좋아 다음 달 10일부턴 상당한 양의 봄대파가 출하될 것 같다”고 전했다. 
 

완주 봉동의 대파 단지에선 노지 대파가 생육 막바지에 이르렀고, 하우스 대파는 본격적인 출하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하우스 대파 수확 모습.
완주 봉동의 대파 단지에선 노지 대파가 생육 막바지에 이르렀고, 하우스 대파는 본격적인 출하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하우스 대파 수확 모습.

완주 봉동 산지에선 대파와 관련한 3개의 상황이 함께 목격됐다. 하우스 대파는 출하가 이뤄지고 있었고, 노지 대파는 물대기 등의 막바지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또 출하가 끝난 하우스 안에선 늦가을 전후 수확될 대파를 위해 대파 포트 작업이 진행되며 또 다른 시즌의 시작을 알렸다. 

이 작업을 하고 있던 대파 농가 정헌문 씨는 “이곳에선 전작기와 후작기 대파가 생산된다”며 “봄대파인 전작기에 이미 많은 양이 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작업을 보고 있던 김진산 씨는 말을 이으며 “11월 전후 나오기 위해 현재 포트 작업을 하고 있는 후작기 물량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종자업체 등의 말을 들어보면 예전보다 30% 이상 더 들어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여름철에 주로 나올 강원권을 봐도, 양구 지역 대파 재배가 두세 배 늘어나는 등 지난해 무 가격이 좋지 못해 대파로 작목을 전환한 농가도 많다”며 “올해 내내 대파 재배면적은 상당히 클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여기에 “햇마늘이 나오면 대파 소비가 줄어든다. 또 양파와 대파는 대체 관계에 있는데 양파 가격이 내려가 대파 소비가 좋지 못할 수 있고, 여름엔 열무 등으로 소비가 분산된다”며 “무엇보다 대파가 하도 언론에 오르내려 대파 소비 피로도도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변수는 지난해와 같은 이상기후. 하지만 지난해와 같이 사계절 내내 이어지던 이상기후는 올해 찾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고, 실제 봄이 지나가는 현재도 그렇게 전개되고 있다. 

김진산 씨는 “지난해 겨울대파가 무너진 건 매우 이례적인 이상기후 때문이었다. 파종·정식 초기였던 늦봄과 초여름 50일 넘게 잦은 비가 내렸고 겨울철 세 번의 한파와 폭설이 강하게 오니 대파가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며 “올해도 지난해와 같이 사계절 내내 이상기후가 계속 이어지면 몰라도, 평년 기후를 보이거나 살짝 기후가 안 좋아지는 걸로는 별 영향 없이 많은 물량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작년 이상의 이상기후만 아니라면 ‘금파’, ‘파테크’, ‘물가 인상 주범’이라며 연일 언론 지면에 도배됐던 대파 이슈도 5월 초순을 지나며 저물 것으로 보인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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