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현우 기자] 

마사회노조 “사퇴·해임 때까지
법정 대응 준비, 행태 알릴 것”
청와대 민정수석실 감찰 진행

청와대가 측근에 대한 특혜 채용 의혹과 막말·폭언 파문을 일으킨 김우남 한국마사회장에 대해 감찰에 착수했다. 김우남 회장은 청와대 감찰에 앞서 사과했지만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은 사과만으로 이번 사태를 넘어갈 수 없다며 그의 즉각 사퇴를 강력히 촉구했다.

김우남 회장은 2월 취임 후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맡았던 A씨를 비서실장으로 채용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마사회 직원은 ‘기관장 재량 임의채용 규정을 삭제해야 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 등으로 특별전형이 불가능하다고 보고했다. 이에 김우남 회장은 해당 직원에게 “정부지침이든 나발이든 이 XX야. 법적 근거는 이 XX야. 마사회법이 우선이지” 등의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서실장 채용 방법이 막히자 김우남 회장은 연봉 8000만 원 이상의 자문위원(계약직)으로 그를 채용했다.

하지만 김우남 회장의 특혜 채용과 폭언 파문이 알려지면서 큰 파장을 불러왔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즉시 감찰을 실시해 사실관계를 철저히 확인하고 신속하고 단호하게 조처할 것”을 지시했고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15일 김우남 회장을 상대로 감찰을 진행했다. 자문위원으로 채용됐던 A씨는 마사회가 계약해지해 퇴사하고 폭언을 당했던 직원 B씨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파문에 대통령까지 나서자 김우남 회장은 15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저의 언행에 통렬히 반성하고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실시하는 이번 감찰에도 성실히 임하겠다. 또 감찰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에 맞는 책임을 지겠다”고 사과했다.

이번 사태를 두고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은 김우남 회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고발 조치 등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박화중 한국마사회 노동조합 부위원장은 “김우남 회장이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은 사과문도 아닌 입장문이었다. 그리고 막말에 대해서만 사과했고 부정채용에 대해선 말이 없었다. 또 사퇴가 아닌 일부 드러난 사실에 대해서만 사죄했다”며 “사과의 진정성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회장이 왜 폭언과 막말까지 하며 무리하게 채용을 밀어붙이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노동조합에서는 (김우남 회장의) 사퇴 말고는 다른 부분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 김우남 회장이 자진 사퇴 또는 해임될 때까지 법적 대응도 준비하고 정치권 등에 그의 부당한 행태를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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