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양어업 쇠퇴... 유통업 진출 '야욕'개발 차익·자산가치 상승 기대도▲타용도 개발 등 다목적 포석=감정가가 1750억원인 노량진수산시장 민영화는 4차 입찰이 실시되던 7월말까지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했다. 낙찰가가 1400∼1500억원을 넘고 시장기능 유지, 직원 및 종사자의 고용승계 등 매각조건도 까다로웠다. 하지만 차석홍 회장이 취임한 뒤 수협이 ‘공익적 기능유지’라는 명분을 내세워 인수에 참여하고 사조의 계열회사인 금진유통도 입찰에 뛰어들면서 2파전으로 급물살을 탔다.금진유통은 5차 입찰에서는 낙찰가에 근접하는 금액을 써내 치밀한 사전 준비가 있었음을 보여주었고 수협이 참여한 6차 입찰부터는 보증금만 내고 응찰에 참여하지 않는 방법으로 국감 때까지 민영화 일정을 미뤄놓는 전략을 폈다. 급기야 해수부, 수협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야당의원들이 ‘부실수협 인수불가론’을 들고 나와 수협이 인수를 유보한 것.관계자들은 이처럼 사조가 노량진 인수에 집착하는 것은 최근 잡는 어업의 퇴조로 주력업종인 원양어업의 경영이 어려워지자 노량진시장을 교두보로 유통업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또 타용도 개발과 부동산 용도변경 등의 개발차익을 얻을 수 있고 주식이나 자산가치가 올라가는 것도 노량진시장을 인수하려는 민간기업들이 떨쳐버릴 수 없는 유혹이라는 설명이다.작년 44억여원 적자 경영 불안▲사조 경영은 탄탄한가?=야당의원들은 부실수협의 시장인수를 반대한다고 줄기차게 주장해왔지만 경쟁업체인 사조와 금진유통의 경영사정도 마찬가지. 해수부 자료에 따르면 사조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44억5100만원(매출액 1807억2700만원) 적자로 원양업계에서는 3번째로 많은 적자를 냈고 원양정책자금 대출이 344억600만원으로 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더욱이 금진유통은 사조가 입찰참가 직전인 지난 7월 인수한 회사로 자본금 1억원에 99년 매출액이 3억4000만원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자본금 1억원 회사가 1600억원이 넘는 노량진시장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을 두고 국감 전 금진유통에 대한 세무조사가 실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진우 의원은 이 회사지분의 32.5%를 갖고 있다. 이밖에도 주 의원이 대표이사로 있는 사조는 사조씨에스(주), 사조개발(주), (주)부국사료, 모 농업전문지 등 농수산계에 계열사를 두고 있다.국감 전후 인수포기 권유 잇따라▲정치권 압력 없었나=차석홍 중앙회장은 “야당의 모의원이 압력성은 아니었지만 부실한 수협이 시장을 인수해 잘 운영할 수 있겠느냐는 전화를 국감 전에 받았다”고 알려졌다. 박영일 경제대표이사도 “지난 17일 허태열 의원에게 국감에서 결의안이 채택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할거냐, 인수 추진과정이 수협법 위반으로 고발될 수도 있다는 등 국감 발언을 되풀이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다.주진우 의원은 지난 해수부 국감에서 “사업하는 사람으로써 노량진시장 인수에 관심이 많지만 돈이 없어 안 된다”고 했으나 수협이 유보입장을 밝히자마자 수의계약에 단독으로 등록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이를 두고 수협 및 수산단체들이 “정치권력과 국회의원의 지위를 개인사업에 이용한다”며 비난하고 나선 것. 노량진노조 관계자는 “시장의 공익적 기능을 감안하면 개인의 사리사욕이나 당파적 이해에 따라 인수자가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며 “시장 민영화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적법적인 절차를 거쳐 모두가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종찬 기자 parkj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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