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중앙회가 지난해 3천2백억여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부실채권증가와 대우관련 채권 및 여신 중 상당액이 회수불능 여신으로전망되고 있어 수협이 또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올 6월말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3.07%에 불과,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려는 방안으로 수협법 개정을 통해 우선출자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어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해 국가 전체적인 경기불황으로 인해 수협 여신의 부실을 부추긴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그 내면에는 도매금융 즉 대기업위주여신이 낳은 결과물이다. 8월말 현재 30대 대기업에 3천4백72억원을 대출했으며 수협의 부실채권은2천1백60억원으로 총여신액의 4.9%로 시중은행 평균 3.5%를 상회하고 있다. 주요 부실채권으로 분류되고 있는 아시아자동차 2백10억원, 해태전자 1백46억9천만원, 해태제과 1백16억5천만원, 아남전자 1백8억2천5백만원 등 총 1천7백8억원은 일반자금 대출액 1조5천4백37억원의 11%에 해당한다. 8월말 현재 부실채권중 9백10억원은 10억원이상 대출해간 16명의 특정차주에게서 발생한 것이다. 특정인 편중 대출과 여신관리의 문제점이 극명하게 들어난다. 수협은 부실채권이 위탁수수료가 낮은 정부의 정책자금을 취금함으로서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98년 기준 정책자금 부실비율은 1.8%에 지나지 않은 반면 주로 비조합원인 기업등을 대상으로 한 일반대출, 지급보증,외화대출 등의 부실비율은 6.1%~20.6%에 이른다는 것이 지난 국감 때 이완구(자민련)의원에 의해 밝혀졌다. 이 의원은 수협부실화의 결정적인 요인은 정책자금 취급 때문이 아니라수협의 여신운용상의 방만함과 무능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수협의 대우관련 여신 및 채권에서도 상당액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분석되고 있다. 이우재(한나라당)의원이 올해 수협 국감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수협이 담보나 보증없이 대우에 대출한 2백79억원 등 6백19억원이 부실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같이 대우와 관련한 부실여신이 증가한데는 중앙회 투자심사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지난 3월 대우가 자금난으로 교보생명 지분24%를 매각, 대우채권 매입의 위험성이 예고됐음에도 불구, 6월에 6백74억원의 대우관련 사채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수협은 신용사업에서의 손실이 최소화되기 위해서는 회사채수익률이 8%이하로 떨어져야 한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수협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은수익률이 8% 이상짜리여서 8%이하로 떨어질 때 상대적으로 채권가격이 상승, 손실을 보전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수협은 현재 자구책으로는 경영위기를 타개하기에는 힘들것이란 수협 안팎의 분석이다. 즉 외부환경의 변화에 수협의 운명이 좌우되는 불행을 맞고있는 것이다. 김정경 기자 kimjk@agrinet.co.kr입력일자:99년10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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