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부터 유통주체간 극한 대립을 보였던 가락수산시장 패류 상장경매 수수료 인상 파문이 일단락 됐다. 강동수산은 21일 산지와 출하주에 공문을 보내 4%로 인상했던 상장경매 수수료를 다시 3%로 내려 잠정적으로 유보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유통주체간 ‘협의의 필요성’이 더욱 증대했으며 출하약정체결 등 출하시스템 개선도 중요한 과제라는 여론이다.■ 출하주 조직적 저항 직면, 법인 “일단 유보” 뒷걸음▲잠정적 유보=굴, 낙지 등 일부품목 출하주들이 1주일 가까이 출하를 거부한데 이어 16일부터 물량감소에 불만을 품은 중도매인들도 사실상 경매를 거부함으로써 법인의 부담을 가중시켰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중도매인 경매 불참행위를 조사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보다 훨씬 컸다는 후문이다.법인 관계자는 “출하주들은 상장수수료에 따라 출하를 선택할 수 있지만 중도매인이 경매를 기피하면 패류 경매제 자체가 흔들릴 우려가 있었다”며 “잠정적으로 유보한 것”이라고 밝혔다.▲갈등은 여전=강동수산은 패류상장경매 뒤 계근, 청소 등 인력보강으로 약 6억원 추가비용이 들어 상장수수료를 1% 올리면 법인 부담을 줄이고 경매를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현재 3% 수수료 체계는 시장개설 뒤 17년간 유지돼 현실과 동떨어졌으며 노량진수산도 3.8%를 받고 다른 수도권 시장은 경매를 실시하지 않으면서도 3% 이상을 받는 등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따라서 비수기에 접어드는 4∼6월에 수수료 인상문제가 재발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출하주 목소리 커졌다=비록 굴, 낙지 등이 비수기로 접어드는 시기였지만 조직적인 출하거부가 결국 법인의 수수료 인상유보를 끌어냈다는 평가다. 시장 일부에선 출하거부를 주도한 쪽이 산지 중도매인이나 시장주재 출하주 등 생산자와 무관하다고 깎아 내리지만 경매제 뒤 출하주들의 시장교섭력 증대라는 성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 ▲출하시스템 개선해야=상장 수수료 인상을 둘러싼 갈등이 한창이던 15일 서울시농수산물공사는 법인이 앞으로 수수료를 인상할 경우 출하주 등과 협의하도록 공문을 내렸다. 반면 법인 관계자는 “불특정 다수인 출하주와 어떻게 협의를 하느냐”며 “산지와 출하주에 홍보는 해도 협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이에 대해 시장관계자들은 “청과부류 법인처럼 출하장려금 지급과 출하 약정제를 도입한다면 불특정다수인 출하주 가운데 협의대상을 추려낼 수 있을 것”이라며 “수수료를 올리더라도 일부를 출하주에 환원하는 시스템 도입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박종찬 기자 parkj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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