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전산망 조작 등 금융사고 빈번임직원에 대규모 저리 대출도 눈살-사후처리 늑장…도덕적 해이 심각공적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수협 직원들이 횡령, 전산망 조작 등으로 거액의 금융사고를 내는가 하면 임직원에 싼 금리로 거액을 대출해주는 등 수협 신용사업에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지난달 28일 인천 모수협지점 직원 이모씨가 금융사기단과 공모해 1500원대의 사기행각을 벌이려다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경찰조사에 따르면 전산담당 직원인 이씨는 공범들이 미리 만든 2개의 계좌로 수협 전산망을 이용해 600억원을 송금하려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또 이씨는 지점 금고에 든 30억원 짜리 백지수표 36매로 940억원어치를 허위 발행하려 했다는 것.올해 들어 8월까지 수협직원들이 고객예탁금 횡령, 부당 대출, 전산망 조작 등의 수법으로 금융사고를 낸 것이 11건 100억5100만원에 이른다. 이는 2000년의 12건 62억7700만원, 99년 12건 13억3853억원인 것에 비해 건수와 금액이 크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 들어 수협의 금융사고는 금액이 20억 단위를 넘는 사고가 3건으로 점차 대형화하고 파출수납금을 잃어버린 것처럼 자작극을 꾸미는 등 수법도 대담해지고 있다. 지난 1월에 부안수협 이모씨가 고객예탁금을 담보로 23억8000만원을 대출해 횡령한 것을 비롯해 동해구기선저인망수협의 김모씨 등은 무증서 대출취급으로 27억6000만원을 횡령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지난 2월 양양군수협 지모씨 등이 파출수납금 800만원을 잃어버린 것처럼 꾸며 횡령하려했던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금융사고 뒤 신속하게 금액을 회수하지 않는 등 사후관리도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금융사고 가운데 56억여원이 아직 전혀 회수되지 않거나 회수가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이와 함께 예금보험공사와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공적자금을 받은 지난 6월까지 수협은 시중 금리보다 싼 6.29%의 금리로 208억원을 임직원에 대출해준 것으로 밝혀져 공적자금 투입 뒤 자중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전문가들은 “공적자금 투입으로 신용사업의 숨통이 터진 것은 사실이지만 직원 비리가 만연하고 직원들만을 위해 돈을 물 쓰듯 한다면 그것 자체가 도덕적 해이”라며 “조합감사위원회와 자체감사 등을 통해 사고예방시스템을 보강하고 사고자금 회수, 비리자 처벌 등 사후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박종찬 기자 parkj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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