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마구잡이로 방치돼 있는 폐농기계의 원활한 수집을 위해서는 농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농기계 판매업체를 통한 체계적 수집과 중고농기계의매매를 활성화시켜 폐농기계발생을 줄이는 것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지난 4일 본사에서 열린 폐농기계 처리방안에 대한 전문가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모두 이같이 밝혔다. 주요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참석자>한한수 : 농림부 농기계자재과 서기관이충호 :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전현기 : 대동공업 영업본부장정재철 : 서울농기계 사장송을섭 : 중앙공업 부장황인환 : 종천농기계 사장사 회 : 장용문 본사 편집국장▲사회=최근 농기계 공급증가와 함께 폐농기계의 발생도 증가, 농촌지역환경오염은 물론 자원손실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먼저 국내 농기계 공급현황과 폐농기계 발생실태에 대해 이야기 바란다.▲이충호=폐농기계가 많다고 하는데 전체 공급량 대비 2.7~5% 수준이다.실제로 행정기관에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폐농기계 방치는 별로 없다. 언론 등 일각에서 인식하는 폐농기계와 실제 농민들이 인식하는 폐농기계와는차이가 있다. 농민들은 대부분 보관기계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한한수=전체 농기계 보유량 3백20만대중 폐농기계는 2만대다. 이중 1만대는 수거 가능한 것이고 나머지 1만대는 고물값 받고 판매하려는 물량이다. 매년 공급물량 23만대중 전년도 보유량에서 금년도 보유량을 뺀 것을폐농기계로 보면 된다. 문제는 값이 나가지 않는 물량이 그대로 방치되는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물량이 극소수이다.현재 전국에 폐농기계처리장이 9군데 있는데 이들 처리업자들은 물량확보가 안된다고 야단이다. 이들 업자들은 최근 신규기종 구입시 폐농기계 처리증이 있는 농민에게 우선 공급하고 병역특례, 면세업자 지정 등에 대해 관계기관에 민원을 제출했다.▲사회=정부는 폐농기계 처리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일을 하나.▲한한수=농민들에게 신규기종 공급시 폐농기계처리증이 있을 경우 공급 1순위로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한 폐농기계 수집 캠페인을 통해 시장 볼堞등 행정기관을 통해 방치된 물량에 대해 스티커를 붙여 폐농기계처리장에서 처리토록 하고있다. 이밖에 농촌오염 방지차원에서 윤활유를예치금 부담품목으로, 부동액도 비용부담 품목으로 각각 지정해 기존 윤활유의 리터당 25원, 부동액 35원을 농림부가 20%로 상향조정했다.▲이충호=지난 95년 캠페인을 통해 1백44대를 수거했고 지난해 1천9백71대를 수거했다. 수거대상중 12대는 보유한 농민이 가져가지 못하게 해서 수거가 안됐다. 외부에서는 폐농기계가 많이 방치됐다 하는데 농민들이 내놓지않은 물량을 감안하면 사실상 적다. 농민들의 중고.폐농기계에 대한 관리부실로 처리자체가 문제다. 현재 폐농기계처리장에서 kg당 40원에 가져가고있는데 처리장에서는 운반비, 인건비 등이 안나온다는 이유로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이다.▲전현기=본사는 지난 80년대 하반기 폐농기계 수출계획을 세웠으나 판매에 따른 비용이 많이 들어 출혈수출을 할 수 밖에 없고 제품상태가 안좋아그대로 수출하기도 어려웠다.▲한한수=처음에 폐농기계처리장을 만들게 된 것은 중고농기계를 수출하기위해서다. 태국, 베트남 등에 수출키로 했는데 수출대상 물량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지난해 농기계조합에서 경운기 수출을 했으나 기종에 대한 수리와 수집비용이 너무 많았음에도 판매가가 대당 2만원에 결정돼 수출자체에문제를 야기됐다. 일본은 중고농기계가 약 40%가량으로 매매가 활발해 시장형성이 가능하나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사회=농기계를 판매한 업체 입장에서는 신기종 판매를 위해 폐농기계의처리가 필요하다고 보는데.▲전현기=대리점을 통해 수거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처럼 수거캠페인을 통해 대대적으로 수집에 나서고 있으나 실제로는 어렵다. 농민들의 경우는 폐농기계라기보다 중고농기계로 인식돼있어 안쓰면서도 내놓지않는다. 일부 농민들은 면세유를 확보하기 위해 안쓰는 농기계도 그냥 방치하는 사례도 있다.▲한한수=농기계가 방치되면 폐유가 방출돼 농촌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이가장 큰 문제다. 지난해 환경부와 실랑이를 벌여 지정폐기물업자가 처리토록 법제화 시켰다. 농민들이 이제는 자발적으로 폐유 등을 일정한 수집장소에 버리는 의식이 고취돼야 한다.▲사회=현재 농민들이 폐농기계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없다고 하는데 이에대한 개념화는 어떤가.▲한한수=일단 방치된 폐농기계로 규정하고 있다. 아예 버리는 물량은 행정기관에서 처리스티커를 붙여 수거토록 하고 있다. 지난해 두번의 캠페인으로 8천대가량을 수거했다. 홍보는 많이 했으나 처리장을 통해 수거되는사례는 많지 않았다.▲이충호=수거실적이 저조하다. 수거와 처리를 위한 인력과 비용이 많이들기 때문이다. 처리업자들의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서는 고철값이 오르거나 별도의 처리책이 나와야 한다.▲전현기=농민들이 스스로 폐농기계를 자발적으로 내놓는 자세가 무엇보다필요하다. 그나마 지난해 캠페인을 통해 수거실적이 나타났기 때문에 이러한 캠페인의 확대가 필요하다.▲사회=생산업체들의 경우 폐농기계처리장을 이용해 고철을 원료로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한데.▲전현기=생산업체로서는 고철은 재활용이 된다. 현재 고철회사로 부터 원료를 가져오고 있으나 폐농기계를 수거해서 고철을 이용하면 효과적이다.그러나 폐농기계를 수거하는 비용보다 오히려 고철회사로부터 구매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업체들이 이쪽으로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한한수=폐농기계 처리가 잘되면 문제가 없다. 농민들의 수거 참여도가부진한 것도 있으나 지방자치단체의 전담 행정요원이 적어 체계적인 수거가어렵다. 앞으로 수거 캠페인이 활성화되면 많이 좋아질 것으로 본다. 올해는 약 1만대의 수거목표를 세워놓고 있다.▲송을섭=처리업체 입장에서 어려움이 많다. 한마디로 농민들이 폐농기계를 내놓지 않는다. 최근 폐농기계처리증이 있어야 신기종 우선공급 혜택을준다는 것 때문에 수거실적이 다소 좋아지고 있다. 그러나 수지타산에서는문제가 많다.현재와 같은 환경에서는 폐농기계 처리비용도 안나온다. 처리장에서 근무하는 요원들은 농기계전문가로 명예 환경감시증까지 있을 정도로 의욕이 있으나 농민들이 폐농기계를 내놓지 않는다. 또한 산이나 들녁에 그대로 방치된것을 수거하려면 두명이 크레인차로 하루 걸린다. 인건비가 나올 수가 없다.▲이충호=농기계조합에서는 그동안 처리비용이 낮다고 해 기존의 kg당 40원에서 80원으로 상향조정하는 방안도 내세웠으나 그래도 처리업자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회=농민들의 참여가 낮은 이유에 대해 면세유 문제가 수거기피 현상으로 나타나는데, 별다른 대안은 없는가.▲이충호=면세유는 농협소관으로 농기계의 경우 내구연수가 있으나 농민에따라 그 이상도 쓸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내구연수로 폐농기계를 정하고 면세유 공급을 중지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완전히 폐기상태까지 가야 확인이 가능하다.▲전현기=중고농기계의 경우 트랙터등 대형기종이 많다. 5년이상은 약 30%수준에서 거래된다. 심지어는 40~50% 거래도 있다. 농기계는 보관관리 때문에 가격차이가 많다. 수요자가 직접 확인하고 거래하는 사례가 많다. 기준가격이 필요하고 취급 전문기관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정재철=지금 현재 폐농기계 수거가 극히 부진하다. 도별로 처리장이 있으나 수거실적도 저조하고 업체들이 수지가 안맞는다는 이유로 수거자체를기피하는 것 같다. 특히 고물상의 경우는 다만 얼마라도 비용을 주고 수거하는데 처리장은 그러지 않다. 농민들은 처리비용을 주는 고물상 등에 판매키 위해 무작정 폐농기계를 방치하는 사례도 있다.▲사회=폐농기계 처리를 위한 이렇다할 대안은 없는지.▲한한수=지난해 실시한 것처럼 수집캠페인을 정례화해 운영하고 지방자치단체가 방치된 농기계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수거토록돼 있기 때문에 수거대상스키커 부착을 통해 처리장에 가져가도록 해야 한다. 또한 환경부 법규로 명시된 폐유에 대해 별도의 처리업자가 처리토록 함으로써 환경오염을줄이고 농민들 스스로 수거에 참여토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정재철=중고농기계 매매의 활성화로 폐농기계의 수집과 처리가 용이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국에 산재한 중고농기계업자들의 조직화로 폐농기계와 중고농기계에 대한 정보를 공유, 체계적인 수거책을 마련해야 한다.▲이충호=농민들이 우리마을을 깨끗히 하겠다는 마음으로 폐농기계를 자발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방치된 농기계의 소재파악과 누가 수거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실제로 사용한 농민의 참여가 필요하다는것이다.발행일 : 97년 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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