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농약업계의 IMF파장은 농관련산업 분야중에서는 사료산업 못지않게 풍전등화의 위기에 서 있다. 원제의 60%와 원제를 제조하기 위해 필요한 원료의8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원제에 대한 2배 정도 추가부담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1달러당 환율이 8백50원 일때에 비교하면1천5백원으로 원화가 평가절하된 상태로 계산할 경우 농약업계는 올해 원료의 구입으로만 2천6백억원의 추가부담을 떠안게 된다.그러나 농약산업의 위기의 근본 원인은 다른데 있다. 아무리 비싼 값을 치른다 할지라도 현금이 없으면 국내 신인도의 하락으로 구입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최운홍 농약공업협회 상무는 “외국 원제공급사가 연지급(D/A) 결재조건을 피하기 때문에 결국 추가부담을 안고서도 원재료를 구할 수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S업체의 관계자도 “앞으로 강도높은 금융개혁이 예고되는 가운데 금융계가 자구책 마련을 위해 신규대출을 중지하고 오히려 대출금 회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이에따라 재고누증과 농약도매상의 잇따른 부도로 수백억원의 피해를 입은 상태에서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업체가 발생했다”고 밝히고 있다. Y업체의 경우 총매출액 4백억원중 1백억원이 부도를 맞은것으로 알려졌다.원제가 없으면 결국 농약생산도 할 수 없다. 때문에 관련기업들은 IMF고환율의 소나기를 일단 피해 감량해 생산한다는 입장이다.그러나 이같은 여건은 농약수급의 불안을 초래할 수 있어 농림부가 농약업계에게 물량확보를 요구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대책이 없으면 올해 엘니뇨기상이변에 따른 돌발병해충 방제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현재의 IMF한파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농약업계도 자구노력 차원을 넘어선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농약산업 위기의 가장 큰 요인은 원재료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점이다. 고환율은 원재료값의 증가로 나타나 생산비부담을 가중시킨다. 따라서 농약업계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더라도 신농약개발체제를 갖춰야 한다.지난해 국내 최초로 LG화학이 ‘피안커’를 개발한 것을 비롯 수종의 농약신물질을 개발했다는 것은 앞으로 우리 기술력으로도 농약개발의 가능성을보여주는 사례이다.또 40%수준에 불과한 원제 생산비율을 더욱 높여 수입의존형 산업구조를일부나마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농약도매상의 부도와 만성적 재고 누적도 업계를 어렵게 하는 점이다. 이를 개선키 위해서는 농약의 유통구조 측면에서 대리점 판매체제를 농약업계의 직영이나 소매상 중심으로 한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약업체의 지나친 도매상 의존과 도매상의 무분별한 방만경영은 도매상의 허약한재무구조로 거래업체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이에따라 H, S사를 비롯한 몇몇 업체는 회사직영 영업소를 증설하거나 소매상의 비율을 높이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이와함께 지난해 농약시장의 개방으로 (주)천우물산, 코프랑(주) 등 몇 업체들이 농약수입업 등록을 마치고 완제품농약의 수입을 추진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지금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상당수 다국적기업 농약원제업체들이국내 농약업체를 넘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는 형편이어서 M&A에 대비한 자구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원제구입자금의 지원 등 정부차원의 정책적 지원도 농약산업의 안정을 위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농약은 식량의 안정적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농자재이기 때문에 수급의 불안정을 초래해서는 안된다. 지금과 같이고환율 때문에 원제확보에 문제가 생겨 농약생산에 지장이 온다면 엘니뇨기상이변에 대비한 돌발병해충 방제는 차질을 빚기 때문이다.그렇다고 농약값의 대폭적인 인상을 방치할 수만은 없다. 가뜩이나 석유류값, 농자재값의 인상과 생활물가의 상승으로 생산비가 큰 폭으로 늘어난 입장에서 고통분담을 농약업계도 일정부분 함께 해야하기 때문이다.<김영하 기자>발행일 : 98년 1월 8일
김영하knong120@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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