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윤광진 기자] 

시군 지역별 대행 작업 살포단 
20㎏ 포대 찢는 불편함 호소
당진 박인태 씨 “작업 오래 걸려
개별 영농 준비도 한참 뒤쳐져”

일선 농가에 지원하는 규산질 비료 공급 시스템과 관련해 공급 규격을 포대(20㎏ 기준)에서 톤 백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19년 농촌일손 부족을 감안, 시·군 지역별로 일정 수수료를 받고 농가의 규산질 비료 살포를 대행해 주는 규산질공동살포단(이하 살포단)이 구성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공급하는 규산질 비료 규격이 톤 백이 아닌 20㎏ 포대이기에, 일선에서 작업하는 살포단 관계자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포대를 찢어 살포기에 담아야 하는 등 불편함으로 인해 톤 백 작업에 비해 작업능률이 떨어지고 비용 또한 상승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인력은 물론 작업기(지게차 등)가 더 소요되고 작업 예상 기일 또한 초과돼 현재 자신들의 영농준비는 하지 못한 채 이중고에 빠졌다.

이에 내년에도 톤 백 지원 방식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자칫 규산질공동살포단을 운영할 주체가 부족해질 수 있고, 결국 농촌일손 부족은 심화되고 영농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해 충남 당진에서 규산질공동살포단을 구성해 2년 째 운영하고 있는 박인태 씨는 “지난해 고충이 많았지만 농협중앙회의 톤 백 수요조사로 올해는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며 “올해도 포대 지원인 것을 알았다면 아마도 올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박 씨에 따르면 올해는 살포 량 증가로 단원 별 1500만원의 농한기 수익을 기대했는데, 막상 작업을 해보니 그 기대감은 물거품이 될 지경이다. 당진 우강·합덕 일대 15만포 살포 작업과 관련해 3월초에 시작해 20여일이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사실상 4월초까지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박 씨는 “지난해 동료 4명이 400여만원씩 올렸던 수익도 올해는 손해 보지 않으면 다행이다”라며 “우리들 논은 아직 갈지 못 한 상태며, 개별 영농 준비가 한참 뒤쳐졌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윤재혁 한농연당진시연합회장은 “농촌의 일손 부족과 인건비 상승은 심각한 수준이며, 지자체 등에서도 일손 돕기 차원으로 영농지원단을 구성해 지원에 나서고 있는 실태”라며 “이런 점에서 볼 때 현행 규산질 비료의 포대 공급 시스템은 농촌 현실에 역행하는 처사이며, 내년에는 반드시 톤 백으로 공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정부 지원 규산질 공동 살포가 2019년 처음 시행됐고, 농가에서 톤 백 요구량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내년 사업부터는 농가 요구 충족을 위해 농식품부와 협의해 사업 물량을 사전 파악하고, 업계 입찰 시 톤 백 물량은 별도로 할 것을 업계에 통보해 업계로부터 톤 백 공급을 확대토록 하는 등 농가 불편을 최소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진=윤광진 기자 yoonk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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