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봄철 대저토마토 인기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소포장 전환과 판로 다각화가 정착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사진은 지난 18일 가락시장 중도매인 점포에 있는 2.5kg으로 포장된 대저토마토 모습이다.

▶소포장 전환
5→2.5kg 포장 완전히 정착 
핵가족화 소비 트렌드 부합해
재배면적 증가 불구 시세 45%↑

▶판로 다각화
코로나 탓 축제 취소·소비 침체 
온라인·홈쇼핑 공략으로 극복

▶고품위 재배
청년 등 귀농인 통한 규모 확대  
산지농가 합심해 품질 높여


생산량 증가와 축제 취소 등 먹구름이 드리웠던 ‘대저토마토’가 이 봄, 이유 있는 꽃길을 걷고 있다. 고품위와 판로 다각화, 소포장 전환이 조화를 이뤄 여러 악재를 떨쳐내고 있는 것.

대저토마토는 낙동강 하류의 삼각주 평야 지역인 부산 강서구 대저 일대에서 재배되는 토마토로 지리적 특성상 일조량이 풍부하고 토양 내 유기물 함량도 많아 식감과 식미가 뛰어나다. 대저토마토 중 일정 품위 이상의 토마토는 단맛과 신맛, 짠맛이 동시에 난다며 ‘짭짤이토마토’로 불리고 있고, 봄철에만 주로 맛볼 수 있는 대한민국 대표 지역 특산물이다. 

대저토마토 주 취급 농협인 대저농협에 따르면 대저 지역 신도시(에코델타시티) 개발로 위축됐던 대저토마토 재배면적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재배면적이 265ha에서 지난해 200ha까지 줄어들었지만 젊은 귀농인들이 들어와 인근에서 대저토마토를 재배하면서 대저농협 취합 기준, 올해 다시 285ha까지 증가했다. 

이는 시장 반입량 증가로도 이어져 서울 가락시장에서 올해 3월 1~17일 기준 560톤의 대저토마토가 시장에 반입돼, 487톤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나 증가했다. 그럼에도 시세는 지지가 되고 있다. 올해 3월 1~17일 가락시장에서 대저토마토 2.5kg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1만9382원이다. 지난해엔 5kg 시세만 시세표에 기록됐는데, 지난해 이 기간 5kg 상품 평균 도매가는 2만6789원이었다. 이를 2.5kg으로 환산하면 지난해 1만3395원으로, 물량이 증가한 올해가 지난해보다 45%가량 시세가 높게 형성돼 있다. 

올 시즌 들어가며 대저토마토는 어두운 전망이 앞섰다. 면적 증가로 출하량이 늘 것으로 관측됐고, 주 판로처이자 홍보 도구였던 대저토마토 축제도 코로나19로 열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축제는 얼마 전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또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악재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대저토마토는 이런 비관적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올봄 쾌속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시장 유통인들은 이에 대해 고품위와 판로 다각화, 소포장 전환이 맞물린 결과물로 보고 있다. 특히 대저토마토의 소포장 정착과 관련해 타 품목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16일 공영홈쇼핑에서 진행된 대저토마토 판매 모습.

이재희 가락시장 중앙청과 과일1팀장은 “대저토마토는 올해 작황이 호조를 보이며 품질이 상당히 좋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시행돼 올해 완전히 정착된 5kg에서 2,5kg으로의 포장 전환이 핵가족화 속 소비 트렌드에 부합했다”며 “소포장으로 전환해 도매시장으로 출하하면서 또 한편으론 온라인이나 홈쇼핑 등으로 판로를 다각화한 것도 대저토마토의 성공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팀장은 “올 시즌 대저토마토는 계속해서 괜찮은 흐름을 이어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준환 가락시장 동화청과 경매사도 “지난해부터 진행한 2.5kg으로의 소분화가 올해엔 정착돼 소비자 가격 부담을 덜게 했다고 보고 있다”며 “대저토마토뿐만 아니라 다른 품목도 소포장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저토마토가 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지에서도 비슷한 반응이다. 산지 농가가 합심해 고품위 생산에 매진하고 있고, 더욱이 지난해 과감하게 절반으로 줄인 소포장 전환과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 온라인과 홈쇼핑으로 시장 저변을 넓힌 게 올해 자리 잡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저토마토 시장을 이끄는 대저농협 산지유통센터(APC)의 민병존 소장은 “20대 후반에서 30대에 이르는 청년들이 최근 대저토마토 농사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 최근 2년 새 대저토마토 청년부가 50명 정도 됐다”며 “신도시 개발로 농지가 줄어들어 대저토마토 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는데 다행히 청년들을 비롯해 귀농인들이 늘며 대저토마토 규모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밝혔다. 

민 소장은 “다행인 것은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한편으론 출하물량 증가에 따른 시세 지지 어려움을 걱정했는데 다행히 농가들이 고품위 재배에 노력하고 있고, 특히 올해엔 작황도 좋아 대저토마토 상품성이 상당히 뛰어났다”며 “이런 고품위에다, 지난해부터 전환하기 시작한 2.5kg 포장이 완전히 정착된 것도 대저토마토 시장을 유지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소포장 전환으로 서울 가락시장 등 대형 도매시장을 비롯해 지역 곳곳의 도매시장까지 대저토마토가 본격 출하되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전국적으로 대저토마토 단가가 지지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그는 “5kg이었을 땐 지방 시장이 소비가 잘 되지 않아 그런지 서울과 지방 시장 시세 격차가 컸는데 2.5kg으로 전환된 뒤엔 골고루 시세가 잘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사태 속 온라인과 홈쇼핑 등으로 판로를 다각화한 것도 대저토마토 수요 지지에 도움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