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이평진 기자] 

원자재값 상승에 속수무책
최소 20% 이상 올라
내달 또 상승 소문에 울상

올해 농업용 파이프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최소 20% 가량 올랐다는 게 농민들과 농자재 상들 얘기다. 4월에 또 오를 것이란 얘기도 있어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농업용 파이프 가격이 오르면서 농민들의 농사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충북 보은군 삼승면에서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최모씨는 “과원을 새로 만들려고 했더니 자재값이 너무 올라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보조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당초 자금 조달계획보다 자부담이 많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과원의 경우 기둥이 되는 파이프와 나무를 지탱하는 파이프가 들어가 소요량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최씨는 얼마 전 농자재대리점에 문의를 했더니 최소 20% 이상 올랐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는 “보조사업 단가는 작년 기준으로 잡혀 있고 별도 자금을 마련해야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괴산군에서 고추 비가림시설 지원사업 대상자에 선정된 칠성면 우모씨도 비슷한 얘기를 하고 있다. 300평 연동하우스를 계획하고 있는 그는 총 사업비가 2200만원으로 잡혀 있으나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씨는 “괴산읍과 음성읍에 거래하던 업체가 있어 알아봤더니 20% 이상 올랐다고 한다”며 “하우스 면적을 줄일 수는 없고 자부담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하우스 파이프를 생산하고 있는 충북 옥천군 소재 연합농원파이프(주)에 따르면 3월까지 25% 가량 가격이 상승했다고 한다. 회사 한 관계자는 “파이프를 만드는 아연도금 철판코일의 가격이 그 정도 상승했기 때문에 소비자 가격도 비슷하게 올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파이프는 철판코일을 치수별로 자른 뒤 둥글게 말아 용접하는 방식으로 생산한다. 이 철판코일이 파이프의 재료인 셈인데 재료값 자체가 올랐다는 것이다. 원인은 국제 철광석 가격 상승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문제는 4월에도 인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증평읍에서 하우스설치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리틀하우스(주) 대표 장모씨는 “지금까지도 엄청 올랐는데 대리점에 알아보니 4월에 또 오른다는 말이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얘기는 연합농원파이프 관계자도 똑같이 전하고 있다. 그는 “철광석 공급이 여의치 않은지 원재료 공급 회사에서 또 오를 수 있다는 말을 한다”고 말했다.

청주=이평진 기자 leepj@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