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우정수 기자]

소시모 국제물가조사 결과에
양돈업계 “일반화 해석 무리”
삼겹살 등 일부만 고가 형성
전체 가격으로 확대 반발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이 국제 물가조사 결과를 토대로 우리나라 돼지고기 가격이 세계 10개 주요도시 가운데 가장 비싸다고 발표한데 대해 양돈 업계가 반박에 나섰다. 국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삼겹살 등 일부 부위 가격이 비싼 것을 두고 돼지고기 전체 가격으로 일반화 해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목소리다.

소시모는 코로나19 상황인 지난해 국내 물가 수준이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 어느 정도였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리나라를 포함, 미국·중국·일본·독일·프랑스·호주 등 세계 10개국 주요도시 유통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 소비자가격을 조사·비교했다고 밝혔다. 조사 기간은 지난해 8~12월로, 농축산물과 가공식품, 주류, 음료 등의 가격을 중점적으로 분석했다.

소시모는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쇠고기·돼지고기 등 우리나라 축산물 가격이 세계 10개국 가운데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발표했다. 특히 국내산 돼지고기 삼겹살 평균 가격은 1kg 3만7158원으로, 10개국 평균인 1만6261원보다 2.3배 높다고 언급했다. 소시모는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축산물 가정 소비가 늘어나 국내산 축산물 가격이 지속적으로 인상되고, 가격 인상은 아프리카돼지열병과 AI 등으로 축산물 공급이 안정적이지 못한 것도 원인”이라며 “축산물 공급 및 가격 안정을 위해 유통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소시모의 이 같은 발표에 양돈 업계에선 국내 소비자 선호도에 의한 소비 불균형으로 가장 비싸게 형성돼 있는 삼겹살 가격을 국내산 돼지고기 전체 가격으로 일반화한 것은 오해의 소지가 크다며 반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비 수요가 많은 삼겹살과 달리 앞·뒤 다리살, 등심, 안심 등 비선호 부위 소비자가격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만 해도 돼지고기 전체 평균 산지 가격은 1kg당 3664원을 기록하며 생산비인 4200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에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과 관련한 설명 자료를 배포하며 소시모 조사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돈자조금은 “소비자가격은 소비 성향, 문화적인 상황을 반영한 수요에 따라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형성된다”며 “각자 처한 상황에 의해 수요 차이가 큰 소비 품목을 단순 가격 비교를 통해 소비자가격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거나 낮게 형성됐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가별 식습관과 요리 문화 등의 차이로 미국에선 갈비, 독일은 뒷다리살 가격이 삼겹살보다 높다”고 덧붙였다.

한돈자조금은 마지막으로 “업계에서도 국내 돼지고기 부위별 가격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비선호 부위에 대한 소비문화 형성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 다양한 이벤트와 홍보 등을 통해 비선호 부위 소비 촉진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며 “오해의 소지가 있는 조사로 국내 양돈 산업에 대한 인식이 왜곡돼 농가들이 피해 입지 않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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